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4일 조국혁신당이 성추행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 흔들리지 않았지만, 그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당내에서 발생했던 성 비위와 이를 처리하는 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5월 조국혁신당 한 당직자는 자신이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가까이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추행을 당했고, 당 윤리위원회와 여성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은 "신고인의 요청에 따라 외부전문기관 위탁 절차를 진행하는 등 공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했지만, 강 대변인은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 당을 떠났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제명됐다. 함께 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또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고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며 "성 비위 문제를 여성위 안건으로 올렸던 의원실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그는 소 취하를 종용받고 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것이 제가 침묵을 끊고 오늘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우리는 기다렸다. 8.15 사면을 기다렸고,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잡힐 날을 기다렸다"라고도 말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출소 이후 상황이 바로잡힐 것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러나 이제는 깨달았다.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라며 "오늘 이 목소리가 또 다른 침묵을 깨우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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