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근로자 석방 하루 연기 왜?…"미국 남아 달라" 트럼프 요청 때문

  • 등록: 2025.09.11 오전 10:27

  • 수정: 2025.09.11 오전 10:29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석방이 예정보다 하루 늦어진 과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잔류 요청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당국자들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주미 대사관에서 근로자들의 석방 협상 과정을 취재진에 설명했다.

이들의 석방 예정 시점은 당초 이날 새벽이었다.

330명(외국인 14명 포함)의 근로자를 태우기 위해 대한항공 전세기도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한 상태였다.

그런데 구금 시설에서의 석방이 임박한 전날 밤, 미국 당국이 이를 잠정 보류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구금 시설 측에선 "우리도 모른다. 그런데 위에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만 답했다.

곧이어 '미국 측 사정 때문'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근로자들을 이송할 때 수갑 등 속박 도구 사용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수갑 이슈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출국 지연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수갑이나 케이블타이는 미국 당국이 체포·구금·이송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우리 측에선 국민적 반감 등을 고려해 이번만큼은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

석방 지연의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의 '자진 출국'을 보류하고, 미국에 남아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약 20분 동안 만나 이같은 '미국 측 사정'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된 한국 인력'이 귀국하지 말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현지 인력을 교육·훈련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입장을 알아야 하니 귀국 절차를 일단 중단하라'는 입장을 루비오 장관을 통해 전했다.

조 장관은 이에 "우리 국민이 대단히 놀라고 지친 상태여서 귀국했다가 다시 (와서) 일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루비오 장관도 일단 귀국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인들이 돌아가지 않고 계속 일하게 해주겠다고 한 건 앞으로도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는 것으로 우리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구금됐던 한국 근로자들은 향후 미국 재입국 때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미국 측 약속을 받고 하루 가까이 늦어진 11일 정오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