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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1급' 검독수리 가족 77년만에 확인…"한라산에 둥지 포착"

  • 등록: 2025.09.17 오후 21:40

[앵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검독수리 가족이 제주 한라산에서 발견됐습니다. 간간이 한두 마리씩은 볼 수 있었지만, 둥지에서 새끼와 함께 있는 가족의 모습이 포착된 건 국내에서 77년 만입니다.

차정승 기자입니다. 
 

[리포트]
날개를 활짝 편 검독수리 암수 한쌍이 절벽 부근을 빙글빙글 돌며 유유히 날아갑니다.

이내 수컷이 바위틈으로 날아들더니 나무 뒤 조심스레 숨겨 놓은 둥지에 내려앉습니다.

잠시 뒤 솜털이 보송한 새끼 검독수리가 머리를 들어보입니다.

부화한 지 1달쯤으로 추정되는데, 수컷이 잡아 온 먹이를 향해 다가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멸종위기 1급 검독수리 가족이 지난 5월 제주도 한라산에 둥지를 튼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암수 한쌍이 둥지에서 새끼와 함께 발견된 것은 1948년 이후 77년 만입니다.

강승구 /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선임연구원
"국내에 정말 검독수리 번식지가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찾아 나선 게 15년 정도 전부터인데요. 찾은 순간 매우 신기하고 그동안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독수리는 날개를 펴면 길이 2m가 넘는 대형 맹금류인데, 한라산 북쪽 절벽에 지은 둥지도 지름 2m에 높이도 1.5m나 됩니다.

국립생태원 카메라에는 서로 둥지가 가까운 검독수리와 큰부리까마귀들이 견제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검독수리는 넓은 구역에 여러 둥지를 짓는데 번식지는 잘 바꾸지 않아 이 둥지에서 계속 새끼를 낳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팀은 제주도에 번식 둥지가 더 있는지 조사해 중장기적인 검독수리 보호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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