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대리수강' 찾는 中유학생들 "박사과정 시험도 부탁해요"…"학위쇼핑" 논란
등록: 2025.09.18 오후 21:29
수정: 2025.09.18 오후 21:35
[앵커]
요즘 대학교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대리 수강'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수업을 들었는데도 학점이 인정된다면,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소비자탐사대, 이낙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유명 SNS에 '한국 대학 대리수강'을 검색하자 구인 글이 쏟아집니다.
서울에 있는 여러 유명 사립대를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2학기 수업을 대신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겁니다.
심지어 서울의 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는다는 유학생은 '경제학 시험도 대신 쳐달라'면서 '수학 실력'을 확인합니다.
취재진이 직접 대리수강을 의뢰해 보니, 10분 만에 4명이 지원했습니다.
지원자들은 한 학기를 통째로 맡아주겠다며 시간당 1만 5000원~ 2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대리 수강 알바생 A 씨
"보통 한 학기를 통째로 맡기는거면 시험이나 발표까지 맡아주거라…."
대리수강이 들키지 않는 법도 알려줍니다.
대리 수강 알바생 B 씨
"수업에 사람이 너무 적으면 좀 문제될 수 있어요. 그때는 교수가 수강생들 얼굴을 다 아니까."
대리 수강 알바생 C 씨
"교수님이 어떤 스타일의 교수님인지 사전에 좀 체크해보세요. 제 담당교수님은 대리 수강인지 별로 신경을 안 쓰셨는데…."
"(홍길동) 네."
이렇게 다른 학생 대신 출석하는 행위는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이 상대평가로 학점을 주는 상황에서, 대리수강은 고스란히 다른 학생들에겐 피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진규 / 석사과정 대학원생
"학위를 따려고 노력하는 과정들을 돈으로 산다는 게 좀 말이 안 되잖아요. 취업 사기죠…."
박시연 / 대학교 4학년
"외국인 학생이면 교수님이 조금 더 봐주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거든요. 거의 출석이 (학점의) 반 이상인데 그걸 그냥 가져가 버리면은 (저희는) 좀 불리하죠."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 중 가장 많은 중국인 유학생은 거의 8만 명에 달하는데, 대학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후조 /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대학이 재정적으로 워낙 고갈 상태에 있다 보니까 궁여지책으로 유학생들을 마구잡이로 받아들이는…. 출교조치도 해야되고."
전문가들은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대학들이 대리수강을 막을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소비자탐사대 이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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