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처럼 김해공항에 5개월째 갇힌 기니 청년…"햄버거로 연명"
등록: 2025.09.25 오후 21:33
수정: 2025.09.25 오후 21:39
[앵커]
영화 '터미널'은 졸지에 무국적자가 된 남성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공항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다뤘습니다. 이 영화 같은 일이 김해공항에서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 기니에서 온 청년이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다섯 달째 임시 대기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 사연을 하동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방 한켠에 이부자리가 펴져 있고, 옆으론 짐들이 놓여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난민심사를 받기 전 머무는 대기시설입니다.
지난 4월 입국한 아프리카 기니 국적의 30대 청년은 이곳에서 다섯달째 머물고 있습니다.
많을 때는 스무명 가까운 외국인과 함께 지내기도 했지만 갖춰진 건 화장실 1개와 샤워기 2개가 전부입니다.
"여기가 내가 머무는 곳입니다."
청년은 기니에서 "군부독재 반대 시위에 참여해 돌아가면 정치적 박해를 받는다"며 난민심사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심사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청년은 햄버거로 연명해가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기니 난민 신청자
"몇 달 동안 저는 하루에 두 개의 햄버거만 불규칙한 시간에 제공받았습니다."
어제 법원은 기니 청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공항 생활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홍혜인 / 변호사
"이 사건이 2심, 3심 확정될 때까지 계속 못 나오시게 되는 거거든요. 1년 넘게 계속 갇혀 계시게 되는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남성은 1심 판결에서 이겼지만 여전히 입국 대기실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곳 김해공항에는 인천공항과 달리 별도의 외부 대기 시설이 없습니다.
인권 단체는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TV조선 하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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