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소의 종합감사·특정감사·재무감사 등을 수행할 목적으로 2022년 3월 출범한 NST 감사위원회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구을)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출연연 23곳 중 최근 4년간 단 한 차례도 감사를 받지 않은 기관은 총 7개(30.4%), 특정감사와 종합감사를 한 해 안에 중복해 진행한 기관도 5개(21.7%)로 나타났다. NST 감사위원회의 감사기능이 사실상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표1>
일례로 최근 국가보안기술연구소(국보연)이 소장 허리 건강을 위해 720만 원짜리 안마의자를 구입하고 고위직 14명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으로 포장한 약 2000만 원의 여행을 진행하는 등의 사실이 밝혀지며 방만 경영이 지적됐다. 그러나 최근 5년간 NST 감사위원회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 대한 감사가 단 1건도 진행한 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천문연구소(천문연) 센터장이 2013년 5월부터 처형·조카 등 친인척을 대표로 내세워 설립한 기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무려 144건, 약 25억 원어치에 달하는 용역과 연구과제를 몰아주었다는 사실이 우주항공청 감사에 적발되기도 했다. 천문연은 우주항공청 출범 전인 2024년 4월까지 NST 산하 출연연이었지만, NST 감사위원회 출범 이후 감사가 진행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원인 중 하나로 NST 감사위원회 자체 인력 부족으로 인해 피감사기관인 출연연 직원을 파견받아 인력을 보충한다는 점이 지목됐다. 감사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채용하기보다 출연연 직원 파견으로 일손 채우기에 그친다는 것이다.
한민수 의원실이 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NST 감사위원회에 파견된 출연연 직원은 총 41명으로, 연평균 약 10명이 파견됐다. 4년 평균 전체 인원 96명의 약 42.7%가 파견직원인 셈이다. <위의 표2>
또한 출범 이후 진행된 특정?종합감사 총 23건에 투입된 파견인원은 전체 감사참여인원 222명 중 38.7% 수준인 8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8건의 감사는 전체 감사참여인원 중 파견인원이 50% 이상이며, 그 중 2건은 100% 파견인원으로만 진행됐다. <표3>
한민수 의원은 “정부가 내년부터 일반·복무 감사까지 NST 감사위원회가 진행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공통 연구행정의 중앙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기정통부는 NST 감사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하기에 앞서 출범 3년 차를 맞아 현재의 기능과 구성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출연연 감사전담조직이란 출범목적에 맞게 감사 전문인력으로 구성,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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