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독 길었던 더위에 이제야 가을이 시작되면서, 단풍도 덩달아 늦게 찾아왔습니다. 10년 전보다 5일 정도 늦습니다.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 단풍 구경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합니다.
차정승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록 나뭇잎들이 붉은 빛깔 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를 합니다.
조선왕릉 9곳이 단풍 나들이객을 맞아 숲길 일부를 개방했습니다.
나종만 / 서울시 성북구
"(단풍이 곧) 곱게 들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고와지는 나뭇잎을 자주 이렇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단풍은 아직 보름 정도 더 기다려야 합니다.
평년보다 4일 늦게 단풍이 물든 설악산은 25일, 속리산은 27일, 내장산은 다음달 6일 절정으로 물들 전망입니다.
단풍은 하루 중 최저기온이 5도 밑으로 떨어져 엽록소가 분해될 때 시작합니다.
늦더위가 일상이 되면서, 단풍 절정기는 10년 전에 비해 5일 정도 늦어졌습니다.
실제 기온이 0.04도 오르면 단풍 시기가 0.21일 늦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김동학 / 산림청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사
"단풍나무는 매년 0.4일씩 그리고 참나무류와 은행나무는 (절정 시기가) 0.5일씩 늦어지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갑자기 추위가 찾아올 경우 나뭇잎이 붉게 물들지 못한 채 그대로 낙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수종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단풍이 계속 늦어지면 우리가 단풍을 더 늦게 보는 게 아니라 그 나무를 더 이상 이제 한국에서 볼 수 없고, 아열대 지역처럼 사시사철 푸르른 나무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기후 변화가 익숙했던 가을의 풍경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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