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묵 작가 ‘머무름의 사유’전, 11월23일까지 갤러리1582
등록: 2025.11.04 오후 14:15
수정: 2025.11.04 오후 14:16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158 내 갤러리1582가 11월23일까지 박경묵 작가의 초대 개인전 ‘머무름의 사유(reflection on stay)’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통 수묵한국화의 정신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절제와 균형, 그리고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화면 위에 담아내는 작가의 최근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
박경묵 작가는 먹을 단순한 재료가 아닌 살아있는 언어로 다루며, ‘여백’을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닌 관람자의 사유와 감각이 고요히 펼쳐지는 장(場)으로 확장한다. 대표작 ‘Still Rock’은 검은 바위와 그 반영, 그리고 광활한 여백만으로 구성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존재의 무게와 시간의 흐름이 스며 있다. 작가는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오직 먹의 농담과 필연적 형태만을 남겨, 관람자가 작품 앞에 오래 머물수록 미묘한 결과 울림이 서서히 드러나도록 한다. 이는 단순한 정적의 상태가 아니라 외부의 소음이 사라진 자리에서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하는 적극적 ‘머무름의 사유’다.
작가의 수묵화는 전통적 구성 원리인 균형·농담·절제를 근간으로 하지만, 과거의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여기에 현대적 심리와 감각을 더해, 최소한의 형식으로 감정의 깊이를 확장하는 동시대적 수묵 회화를 제안한다. 먹의 농담은 단순한 시각 효과가 아닌 시간의 층위와 감정의 밀도를 담은 그릇, 여백은 공허가 아닌 의미가 피어나는 공간이다. 그는 “작품은 그 자체로 말을 걸지 않는다. 다만 그 앞에 머무는 자만이 그 안에서 말을 듣게 된다. 관람자가 작품 속 고요를 통해 보이지 않던 감각과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경묵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카를스루에의 Galerie artpark 레지던시를 거치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회화 언어를 구축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과 국가기록원,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등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2023년 JWart 어워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기획을 맡은 김원식 갤러리 1582 대표는 “갤러리 1582는 도심에 집중된 미술문화를 교외로 확장하고, 신진 작가뿐 아니라 중견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박경묵의 절제된 수묵화는 오늘의 감각으로 여백을 다시 호명하며, 관람자에게 ‘머무름’이라는 능동적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1582×카페 언맨드아트(경기도 가평군 북한강로 1581)에서 열리며,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관 없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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