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Talk] 연일 수색 사투 중인 구조대원…발인도 미루고 "제발 구해내길"
등록: 2025.11.14 오후 18:55
수정: 2025.11.14 오후 18:57
얽히고설킨 구조물 사이로 소방대원들이 몸을 구겨 넣습니다. 성인 남성 한 명이 들어가 몸을 가누기도 힘든 좁은 구멍. 10kg 넘는 절단기까지 손에 들고 겨우겨우 철근을 잘라냅니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9일째를 맞은 오늘(14일), 보안시설로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금지된 화력발전소 담벼락 안에서는 지금도 마지막 실종자를 찾기 위한 소방대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녹록지 않은 구조 환경…구조대원들의 '사투'
구조대원들은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CCTV 영상과 작업 허가서 등을 토대로 마지막 실종자 위치를 가늠하고 있지만 수많은 철골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장비를 이용해 큰 철근을 잘라내 사람 한 명 들어갈 조그만 틈을 만들어도 그 안에는 또 허벅지만 한 철근이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입니다.
그마저도 무너질 위험이 있어 철근 하나하나를 자를 때도 구조 해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진행해야 합니다. 작업이 속도를 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울산 남부소방서 구조대 김현욱 소방장은 "구조대원 몸이 들어갈 공간을 찾는 것도 힘들 정도"라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밀려오는 죄책감과 좌절감…"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어"
9일째 이어진 구조 작업. 구조대원들도 점차 지쳐가고 있습니다. 매몰됐던 7명 가운데 6명을 구해냈지만, 모두 사망했단 점도 구조대원들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현장 심리 상담을 맡은 울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이은정 활동가는 "구조대원들이 '내가 구해내야 한다'는 책임감, '아직 구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들에 시달리고 있다"고 알렸습니다.
이 활동가는 "많은 구조대원들이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지만 현장에 투입돼야 하니 본인의 마음을 돌보는 시간은 생각보다 적다"고도 전했습니다.
"찾을 때까지 밤샘 작업"…피해 가족도 연대
소방당국은 오늘(14일)도 밤샘 구조 작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구조대원들의 진입로 확보가 어려운 만큼 중장비를 동원해 매몰자 위치로 추정되는 지점의 상부부터 철근을 제거해 나갈 계획입니다.
피해 가족들은 자신들의 가족이 아님에도, 마지막 실종자를 찾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구조된 매몰자 6명 중 4명이 발인까지 미루고 마지막 실종자와 함께하겠다며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란 걸 알지만 '기적의 생환'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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