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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점점 더 멀어지는 '트럼프-김정은' 대화 테이블

  • 등록: 2025.11.20 오전 06:48

  • 수정: 2025.11.20 오전 07:02

기대는 하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아 '비핵화 협상'을 하는 그 기대 말입니다. 유의미한 그 어떤 타진도 없으니 그에 따른 실질적 진척도 없지만, 그럼에도 여지는 계속 둬야 하니 달콤한 '립서비스'만 형식적으로 남기는 상황의 연속인 듯합니다.

현지시간 17일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진행된 법무법인 대륙아주(대표변호사 이규철, 워싱턴 사무소 대표 박지웅) 주최 간담회에 연사로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의 '허심탄회(虛心坦懷)'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쉽지 않은 분위기가 한층 더 짙게 느껴졌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북 정상 간 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실무를 총괄했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부터 실제로 북한 김정은과도 수 차례 대면했던 폼페이오 전 장관은 마이크를 잡은 직후, '이젠 공무원이 아니니 생각하는 그대로 편하게 말하겠다("I'm not in government anymore, so I talk exactly what I think")'고 운을 띄운 뒤 편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술술 풀어갔습니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이젠 핵을 포기시킬 당근도 없고, 채찍도 매우 적어"


폼페이오 전 장관은 두 가지 관점에서 '비핵화 대화 재개'가 어렵다고 봤습니다.

우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경우 제시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금전적 '유인책(당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그를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각종 '제재 방안(채찍)'도 매우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의 핵포기 의지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가운데 섣불리 제시할 수 있는 '당근'의 규모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데다, 투자 및 개발 사업 명목으로 북한에 투입된 자금이 김정은의 한 마디면 일순간에 흔적도 없이 폭파되는 광경을 어러번 '목도(目睹)'한 경험이 각종 '유인 옵션' 제시를 망설이게 만든다는 취지로 들렸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자금줄을 조이는 각종 제재책도 중국과 러시아 등의 직간접적 지원으로 인해 사실상 무력화되는 상황이라, 채찍의 효과성도 떨어져 실효성 있는 압박 카드가 되지 못한다고 폼페이오는 판단했습니다.

("There's just not much space, there are no carrots that are going to convince 김정은 to give up his nuclear weapons, and the number of sticks available are pretty low.")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김정은 뒤에 시진핑 있어…사실상 북핵 협상을 중국과 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담판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북한과 관련 협상을 진행했지만, 그 뒤에는 늘 시 주석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시진핑의 막후 지시나 물밑 지원 없는 가운데 북핵 포기 협상은 무의미할 것'이라는 지적을 하는 것이죠.

("This was really Xi Jinping with whom we were negotiating. Not a great deal of freedom or agency for 김정은 is he's reliant upon Xi Jinping for most everything that makes its way into Seoul.")

'오마마-바이든' 정부 시절 각종 제재에도 북한이 쓰러지지 않았던 것은 중국의 막후 지원 덕분이고, 이로 인해 북한에 대한 시 주석의 영향력이 막강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If the idea is to get the nuclear weapons moved out of North Korea, it's only going to happen with the provision and the direction of Xi Jinping. And so doesn't talking to 김정은 is interesting, but not that instructive.")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현지시간 18일 미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스스로를 세계 경제와 국제 질서의 ‘책임감 있는 관리자’라 주장하지만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와의 공조 심화를 통해 국제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정부와 의회, 조야 등의 분위기를 종합해볼 때, "정부는 지금이라도 폼페이오 전 장관 발언을 참고해 대중·대북 기조를 근본부터 재정비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김효은 대변인의 논평이 쉬이 들리지 않습니다.

"한반도 전체를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김정은, 매우 사악해"


김정은과 수차례 직접 만났던 폼페이오는 김정은이라는 인물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앞서 발간한 자서전에서도 지난 2018년 3월 평양에서 만난 김정은의 첫인상에 대해,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였다"며 "온갖 매력을 동원해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지만, 학살범에 어울리는 수준이었다"고 혹평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폼페이오는 "김정은은 매우 사악하고 악마 같다. 한반도 전체가 자기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하면서, 북핵 대응을 위해 한국도 충분한 방어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He's a nasty man and rude. I mean, he's evil, and he believes that the entire peninsula is his.")

그 연장선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을 긍정 평가하면서, 굳건한 한미 경제안보 동맹으로 혹시 모를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이겨내자는 당부도 했습니다.

이중적 '중국 딜레마' 극복해야 실마리 풀려


이재명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안보 협상 최대 치적으로 핵추진 잠수함과 미 해군 잠수함 한국 건조 등을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 팩트시트(factsheet, 설명 자료)에 담긴 문구만으로는 현실화 되기 어렵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미 의회의 승인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있어야 하고, 부가적으로 중국의 강력한 반대 기류도 한풀 꺾어야 무탈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설득도 급선무지만, '한국은 친중 국가이기 때문에, 중요한 군사 기밀이 담긴 핵심 정보를 맡길 수 없다'며 국내 건조에 반대하는 미국 내 비토 움직임도 바로 잡아야 하는 '복잡 다난한'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죠.

'어설픈 반미나 치기 어린 친중은 이 정부 최대의 치적인 안보 관련 팩트시트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거나, '강력하고 끈끈한 한미 동맹은 여권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고, 중국의 경제 제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취지의 각종 조언의 홍수 속에서 정부가 어떤 지혜로운 선택을 하게 될지 성원과 염려를 함께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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