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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의 앵커칼럼] 기업틀막, 그만!

  • 등록: 2025.11.25 오후 21:48

  • 수정: 2025.11.25 오후 22:04

150년 전만 해도 기업이란 건 세상에 없었습니다. 이젠 기업이 만든 물건을 쓰고, 기업이 만든 일자리에서 일하고, 기업이 만든 기술로 하루를 삽니다.

현대인의 삶에서 공기 같은 존재입니다. 

"오늘날 기업은 모든 곳에 존재합니다. 과거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교회, 군주제, 공산당이 그랬듯이, 오늘날 지배적인 기관은 바로 기업입니다." 

하지만 기업을 악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기업은 누구의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최대한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괴물입니다." 

우리 사회도 산업화가 한창이던 1970~80년대, 노동문제로 홍역을 깊게 앓았습니다.

"우리 노조 대표도 새로 뽑고, 공장에 요구할 것들도 정하고 할 거예요. 언니, 우리도 이제 공순이 말고 이름 부르면서 살아야 하잖아." 

노동자들이 공순이로 불리고, 정당한 권리를 배척하던 시절이 있었죠. 

이젠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삼성, 현대차 같은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 우뚝 섰습니다.

노동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고, 힘도 세졌습니다. 그렇다고 노동권의 강화가 기업의 부담 증가로만 이어지면 또 다른 갈등의 시대가 열릴 겁니다. 

"하청 노조의 실질적 단체교섭권을 보장하고 안정적인 교섭 틀을 만들어 나가…"

"이제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습니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논란입니다.

하청업체 노동자가 원청회사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데,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시행령은 기업을 더 옥죕니다. 현대자동차는 하청회사만 8500곳, 삼성중공업은 1430곳입니다.

원청 기업들은 수천 곳이나 되는 하청 근로자들과 각각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하고, 타결이 안 되면 라인이 설 수도 있습니다.

1년 내내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할 수도 있겠죠. 

"노란봉투법은 기업 활동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법입니다." 

게다가 노조의 불법 쟁의로 기업이 피해를 봐도, 손해배상 청구가 어렵게 됐습니다.

분쟁은 늘어나고, 갈등은 더 깊어질 겁니다.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마음껏 할지 의문입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기업이 발전해야 나라의 모든 분야가 발전한다"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기업을 북돋우고 생산을 늘려야는데 발목 잡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다만 더 좋은 일자리, 국가 성장에 뭐가 도움 되는지 꼼꼼히 다시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세상은 쌩쌩 날아다니는데, 우리만 엉거주춤할 수는 없습니다.

11월 25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기업틀막, 그만!'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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