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펴낸 인문학 에세이가 베스트셀러에 올라 화제다. 이 구청장이 쓴 '말이 세상을 바꾼다'는 지난 7일 교보문고 '시/에세이' 부문에서 국내 도서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3~4위권에 머물고 있다.
민선 자치단체장의 책이라면 으레 정치인의 자기 홍보용 자서전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구청장의 책에는 구정 활동 내용은 전혀 없다. 대신 플라톤과 소크라테스, 버트란트 러셀이 등장한다. 실면서 들었던 말 한 마디와 그 말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말은 공기 중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말은 영원히 남는다. 누군가의 가슴 속에, 누군가의 기억 속에, 그리고 역사 속에 남아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 간다. 오늘 우리가 하는 말이 내일의 세상을 만든다. 그러니 희망을 말하자. 가능성을 말하자. 사랑을 말하자. 그 말들이 모여 정말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때로는 엉뚱해 보이는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만들어 낸다. 그것이 말의 힘이다."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이 구청장은 "내 인생을 바꾼 건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가슴을 흔든 한 줄의 말이었다"며 세상 이전에 '나 자신'을 바꾼 게 역시 말이었다고 강조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 명사들과의 만남, 부끄러운 고백이 또한 그렇게 소환된다.
문장은 담백하다. 하지만 묵직하다. 아마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탓이 아닐까 싶다. 출마를 앞두고 대필 작가와 인터뷰 몇 시간하고 후다닥 써낸 책이 아니라 오랜 독서와 글쓰기 습관이 엿보이는 책인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경복고와 고려대를 졸업해 공직에 몸담고 있다가 동대문구청장으로 4년때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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