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Talk] 장경태 주장대로 "모자이크 풀고" 보도했다면 '보도 준칙' 위배
등록: 2025.12.03 오후 16:28
수정: 2025.12.03 오후 16:49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 성추행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간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설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장경태 의원이) 법사위원 자격이 있느냐"고 포문을 열자, 장 의원도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장 의원은 "TV조선이 허위조작 보도를 했다"며 "TV조선 영상을 보면 아주 악의적인 조작보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음 영상 보도엔 왜 모자이크 했냐"며 "그 영상은 어깨동무하는 영상이 아니다. (피해자가) 저를 잡아 당기고 있는 영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잡아당기는 영상에 대해서 모자이크도 풀고, 확대하지 말고, 정확하게 원본 그대로 보도해야 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장경태 의원 주장대로 보도했다면 '보도준칙 위배'
한국기자협회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 실천요강에 따르면 "언론은 취재와 보도과정에서 성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의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의 신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를 제1의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만약 장 의원의 주장대로 '2차 가해'에 대한 고려 없이 원본 영상을 그대로 공개했다면 '보도준칙 위배'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국회 여가위원 활동 등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강조했던 장 의원 역시 이를 모를리 없을 것이다. 장 의원의 주장이 본질을 벗어난 '트집잡기'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첫 보도 영상과 다음날 보도 영상의 모자이크 강도가 달랐다는 주장에 대해선 지난 달 30일 TV조선 '뉴스7'을 통해 그 배경을 충분히 보도한 바 있다.
11월 27일 첫 보도 땐 '2차 가해'를 우려한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더 짙게 모자이크 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인 28일 보도에선 당시 정황을 보다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전날보다 다소 옅게 처리한 것이다.
더구나 두 날 보도된 영상에서 모자이크 처리 범위가 모두 같았던 만큼 피해자의 팔을 모자이크로 숨겨 왜곡했다는 취지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
■ '허위조작 보도'라고 했지만…뚜렷한 근거 없어
'허위조작 보도'라는 장 의원의 주장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민주당 언론개혁특위가 지난 10월 내놓은 허위정보의 개념은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유통될 경우 타인을 해하게 될 것이 분명한 정보"를 '허위조작정보'로 분류한다.
TV조선이 공개한 영상에서 허위나 사실로 오인되도록 변형한 것은 없다. 누군가를 해할 의도가 없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이러한 정황이 단 하나라도 있었다면 장 의원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어야 한다.
장 의원이 '허위조작 보도'의 근거로 '피해자 음성'을 언급하는지 여부도 주시했다.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장 의원의 행동을 만류하는 듯한 말을 하는 음성이 영상에 담겼는데, 장 의원은 지난 달 30일 기자회견에서 TV조선이 보도한 피해자 음성도 "악의적 편집이자 연출"이라고 주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보도 직전 TV조선은 피해자를 통해 '본인 음성이 맞다'고 확인했기 때문에 장 의원이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반박할지 궁금했지만 장 의원은 오늘 피해자 음성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무턱대고 '조작이자 연출'이라고 주장하고, 배치되는 정황과 증거들이 나오면 슬그머니 입을 다무는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식' 주장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수사기관, 이미 '보도 영상 원본' 확보
장 의원의 주장 가운데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전체 영상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라고 했는데 왜 TV조선은 제출하지 못하나"란 대목이다.
영상 확보 작업은 수사기관의 몫이지, 언론사의 의무사항이 아니다. 더구나 경찰은 지난 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촬영자가 제출한 식당 내부 영상을 일부 확보했다. 추가 자료를 확보하는 중"이라며 영상을 이미 확보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취재에 따르면 경찰이 확보한 영상은 TV조선이 확보한 영상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법원의 영장도 발부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 의원이 무슨 권한으로 언론사를 향해 '영상을 제출하라'고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깊다면 '피고소인'인 장 의원 스스로 서둘러 경찰에 출석해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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