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 'M&A 전문가' 개입 이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데 이어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이 아닌 금융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혼탁한 증권 시장에서 소액 주주들은 여전히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분쟁이 심한 경우에는 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 관리 감독 기관과 수사기관 등이 적극 개입해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업체인 DKME는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과 대주주 적격성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고, 최근에는 대표이사 해임을 놓고 분쟁이 벌어졌다. DKME 백 모 대표측과 소액주주들은 "기업 사냥꾼 세력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DKME를 상장 폐지시켜 회사 재산을 빼돌리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대표 해임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적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를 열어 백 대표를 해임했고,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상장폐지 위기 몰린 울산 향토기업 DKME
DKME는 창업된지 40년이 넘은 울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코스피에 상장된 업체다. 부채비율은 54%정도이고, 매년 1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열교환기 플랜트 설비부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상장폐지 결정이후 조건부 경영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경영 개선 기간 동안 한국거래소가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그대로 상장폐지되고, 시가총액 1200억원은 공중 분해되게 된다.
이런 견실한 업체가 어떻게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게 됐을까?
■2023년 경영권 교체... 경영진 횡령으로 거래 정지
불행은 2023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경기계였던 DKME는 KIB패밀리블라인드에 인수돼 KIB플러그에너지로 이름을 바꿨다. 그런데 이듬해인 2024년 KIB플로그에너지 대표 A씨 등 3명이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됐고, 거래소는 거래정지를 내렸다. 이와 별도로 KIB플러그에너지 대표 A씨는 '이즈미디어'라는 업체에서 횡령을 한 혐의로 구속됐고, 최근에는 2년 6개월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거래 정지 와중인 2024년 12월 더코어텍이 다시 KIB플러그에너지를 인수하고, 거래 재개를 위해 경영 개선 계획을 거래소에 제출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대주주 적격성, 즉 "인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거래 정지를 유지하면서 경영개선 기간만을 제시한다. 특히 거래소는 당시 대표로 선임된 B씨의 과거 전력에 대해서소명을 요구했다. 당시 거래소는 B씨가 자이글이라는 업체의 주가조작에 연루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잦은 대주주 변경...거래소 "형식적 변경" 상장폐지 결정
경영진은 최대주주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 주주를 더 코어텍→퀀텀→DKME inc로 바꾸고, 업체명도 KIB플러그에너지에서 DKME로 교체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최대주주 변경이 형식적이고, 여전히 인수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2025년 5월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와 거래소 등을 항의 방문하는 등 동분서주했고, 거래소는 2026년 3월 10일까지 다시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조건은 최대주주의 지분을 매각하라는 것이었다.
DKME의 인수자금을 댄 M사는 "B씨의 실체를 알지 못하고, 인수 자금을 댔다"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을 맡긴 B씨가 도주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사는 최근 B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고소했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중이다. 경찰은 B씨에게 여러차례 소환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은 "견실한 울산의 향토기업이 2명의 기업사냥꾼 때문에 망신창이가 됐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철저한 수사를 통해 패가 망신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액주주들 "기업사냥꾼 탓에 만신창이"...수사 촉구
대주주 지분 매각까지는 4개월이 남았지만, DKME는 다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전 경영진에 의해 선임된 이사들이 현재의 DKME 백 대표를 해임하고, 자신들의 세운 인물을 대표이사와 경영지배인으로 선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와 백 대표 측은 "이미 거래소의 권고에 따라 과거 자본시장법 위반 정황이 있는 B씨와 이사 2명이 사임서를 제출했는데도, 이들이 다시 이사회 의결에 개입했다"며 "이런 불법이 있는데도 로펌의 공증을 받아 새 경영진의 등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DKME는 3명의 사임서를 받아 거래소에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 경영진인 A씨와 B씨가 선임한 이사들은 "B씨는 백 대표에게 속아 사임서를 제출했지만, 나머지 2명은 사임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며 " 백 대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료는 조작돼 있다"고 반박했다. DKME가 거래소 에 낸 사임서 중 최소 2개는 허위 문서라는 주장이다. 한국 거래소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백 대표가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투자를 단행했고, 거래소가 권고한 내용들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등 해임 사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B씨 측 김 모 이사는 "B씨는 횡령 배임을 일으킨 A씨와는 무관하다"며 "B씨는 기업 사냥꾼이 아니라,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B씨 측 "기업 사냥꾼 아냐...도주 아니다" 반박
어렵게 연락이 닿은 B씨는 "DKME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려고 했던 것"이라며 "(자이글과 관련해) 증선위의 고발을 당한 것은 맞지만, 억울한 마음에 먼저 조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수사 기관의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수사를 피해 도주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에 있는 더코어텍 일이 바빠 한국에 못 들어가는 것"이라며 도주설을 반박했다.
DKME는 코스피 상장기업이자 거래정지 직전 시가총액이 1200억원에 달하는 견실한 기업이었다. 또한 사내 현금 보유금이 2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만큼, 신속한 수사를 통해 실체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