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대형건설사가 공사비를 올려달라며 착공을 미뤘다가, 100억 원대 배상금을 물어줄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무리한 공사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법원이 이 행태에 제동을 건 걸로 보입니다.
이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낡은 주상복합을 허물고 아파트와 오피스텔 430가구를 짓는 대구의 한 사업지.
주민 이주는 2년전에 끝났지만, 흉물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대구 중구 A 공인중개사
"이주는 벌써 좀 됐죠. 1년, 벌써 2년 가까이. 한창 공사비가 올랐잖아요. (공사가) 계속 안되고 밀리고 있는 거죠."
사업이 이렇게 지연된 것은 공사비 갈등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한국토지신탁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건설과 공사비 1205억원에 시공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2년뒤 현대건설이 공사비 488억원을 더 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토지신탁측은 계약서대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8% 인상을 제시했지만,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자재비 등이 급등했다며 40%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토지신탁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133억원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토지신탁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현대건설이 정당한 이유없이 공사 착공을 지연했다"며 토지신탁이 청구한 배상액 전액을 주라고 판결한 겁니다.
현대건설은 옛 둔촌주공 등 서울 주요 사업지에서도 공사비 갈등 때문에 사업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정비업계 관계자
"계약이 된 다음에는 대기업들은 이미 계약서에 본인들이 유리한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시행사, 발주처는 끌려다닙니다."
대형 건설사가 공사비를 일방적으로 올리는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TV조선 이유경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