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돈 입금되더니 계좌 동결…신종 피싱 사기 '통장 묶기' 피해 속출
등록: 2025.12.12 오후 21:28
수정: 2025.12.13 오전 11:20
[앵커]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돈이 통장으로 들어오고 이후 계좌를 쓸 수 없게 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건 원래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일당에게 보낸 돈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이를 악용한 신종 사기입니다.
이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 석달 전 통장에 모르는 사람 2명으로부터 50만 원씩 입금되더니 통장이 묶어버렸습니다.
입금자 1명이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며 계좌를 신고하자 은행이 지급 정지한 겁니다.
[김모씨/ '통장 묶기' 피해자
"모든 통장이 다 안되는 거예요. 카드값, 공과금, 가게에서 나가야 되는 모든 비용이 아무것도 못하는 거예요. (주변에 현금을 빌리느라) 나는 빚쟁이가 아닌데 갑자기 빚쟁이가 돼 버리는 상황이…."
김씨는 입금자와 연락이 닿아 보이스피싱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나서야 41일 만에 계좌를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여전히 연락이 안되고, 은행 측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김모씨 / '통장 묶기' 피해자
"나는 폭탄을 안고 있는 거예요. 언제 지급 정지가 걸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계속 불안해하면서 살아야…. 어느 날 갑자기 돈이 입금되고 나서 저는 정말 그때부터 감옥에 갇혀 있는 상황인 거예요."
사기범들은 피싱 피해자에게 불특정 계좌에 입금하도록 한 뒤, 영문도 모른 채 돈을 받은 통장주에게는 계좌를 풀어줄 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통장이 묶인 피해자가 어떤식으로든 연락을 하면 그때부터 협박을 하는 겁니다.
이기동 /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범죄자와) 대화를 했다간 2차 피해가 일어날 수 있으니까 은행 창구에 가서 이의제기 신청 후 은행 직원과 소통해서 일처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
통장 묶기 피해는 재작년 2만 7000명에서 지난해 3만 2000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나 금융당국 모두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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