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보증금→별도 요금' '플라스틱→종이→요청시'…오락가락 컵·빨대 정책
등록: 2025.12.27 오후 19:22
수정: 2025.12.27 오후 19:32
[앵커]
정부가 최근 일회용품 규제 대책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 사이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용이 전면금지됐던 플라스틱 빨대가 제한적으로 부활했고, 플라스틱 컵은 별도로 그 가격을 표기하기로 했습니다.
커피 한잔 사 마시는 게 이렇게 복잡해야 하는 건지, 차정승 기자가 오락가락 빨대와 컵 정책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이 괴로워합니다.
플라스틱 공해를 널리 알린 장면이었습니다.
2015년, 발견 당시
"세상에 피를 흘리네요. 조심해요."
이후 전세계적으로 시작된 빨대와의 전쟁.
2019년 우리나라도 커피숍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무상으로 제공하던 걸 금지해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유은혜 / 前 사회부총리 (2019년)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450억 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보다 획기적으로 감축.."
매장 안에서 테이크아웃 컵이 발견되면 점주에게 과태료까지 물렸습니다.
그러다 터진 코로나 대유행은 흐름을 정반대로 바꿔놓았습니다.
감염병 우려에 1회용품이 부활한 겁니다.
코로나 유행이 끝나가던 2022년 정부는 다시 플라스틱 금지 대책으로 돌아갔지만, 1회용품을 쓰는 습관은 이미 굳어졌습니다.
종이 빨대는 느낌이 다르다는 불만이 잇따랐고,
A 카페 사장 (2023년)
"질감도 다르기도 하고 커피 맛도 다르게 느끼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결국 정부는 강력한 플라스틱 금지 대책에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임상준 / 前 환경부 차관 (2023년)
"조급하게 정책이 도입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반하는.."
정부가 주춤하는 사이, 불똥은 종이빨대 특수를 기대한 제조업체들에게 튀어 줄도산이 일어났습니다.
자영업자들 또한 플라스틱보다 3배나 비싼 종이빨대에 부담을 호소했습니다.
B 카페 사장 (2023년)
"(친환경 빨대는) 200~300개 미리 사뒀죠. 원래 쓰던 것보다 2배가량 차이 나는 금액으로 사다놓은 건데.."
일회용 컵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음료를 살 때 돈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는 보증금제는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김성환 / 기후부장관 (지난 23일)
"판매자나 소비자나 모두를 불편하게 하면서도 정작 감량에는 도움이 안 되는..."
대신, 1회용 컵은 음료수 값과 별도로 영수증에 그 가격을 표기해 사용을 줄여나가고, 금지한다던 플라스틱 빨대는 손님이 요청할 땐 다시 주기로 했습니다.
좀처럼 갈피를 못잡는 친환경 대책에 소비자들은 10년째 어리둥절합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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