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의혹 백화점 김병기 퇴장' 입니다.
[앵커]
여당 원내대표가 개인 비위로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각종 '의혹의 백화점'이라는 비판이 컸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그렇습니다. 그동안 여야 원내대표가 개인 비위로 사퇴한 적은 없었습니다. 유승민 권성동 홍영표 등 과거 원내대표 사퇴는 대부분 당정 갈등이나 법안 처리 논란 등 직무 관련 책임을 진 것이었습니다. 이번 김병기 의혹의 핵심은 가족 문제입니다. 장남의 국정원 채용과 차남의 숭실대 편입에 개입했다는 의혹, 가족들의 공항 병원 특혜 의혹, 장남의 업무 대행 논란, 배우자의 구의원 법카 유용 혐의 등 갖가지 특혜와 청탁, 갑질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결정타는 강선우 의원 공천 헌금 묵인 의혹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보좌진과의 불화였다고 하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맞습니다. 의혹 상당수는 과거 보좌진의 입을 통해 나왔습니다. 작년 계엄 직후 김 전 원내대표가 보좌진 6명을 무더기 해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보좌진들이 텔레그램방에서 의원 뒷담화를 하거나 구의원 사진을 올리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이유였는데요. 보좌진들은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의 법카 유용 의혹에 대해 자기들이 불리한 진술을 할까봐 미리 잘랐다, 의원측 갑질이 심했다고 주장합니다. 윗사람이 될수록 부하직원 특히 비서와 운전사에게 잘해야 한다고 하죠. 결국 비서발 폭탄이 터진 겁니다.
[앵커]
정청래 대표는 강선우 의원에 대한 윤리 감찰을 지시하면서 김 전 원내대표는 뺐어요. 이유가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김 전 원내대표와 정 대표는 몇 달 전 특검 연장 문제로 정면 충돌했습니다. 정 대표가 독주하면 김 전 원내대표가 견제하거나 속도조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 대표가 김 전 원내대표 감찰을 빼준 모양새인데요. 표면적인 이유는 김 전 원내대표는 돈을 주고 받은 당사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진짜 이유는 두 가지로 보입니다. 공천 헌금 논란이 지도부나 당 전체로 번지는 것 막고 강선우 개인 비리로 선을 그으려는 겁니다. 두번째는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신임 때문입니다. 정 대표가 감찰에 나서면 친명이 반발할 수 있습니다.
[앵커]
김병기 사퇴로 이 대통령의 2년 차 국정 운영과 당정 관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김 전 원내대표는 여권 내부에서 이 대통령의 비밀병기라 불렸습니다. 병기라는 이름을 딴 별명이지만 그 정도로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겁니다. 대통령 의중을 빨리 캐치하고 당정 소통도 잘했다고 합니다. 온건 합리파라 대야 관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강경 일변도인 정청래 대표의 독주를 막는 브레이크 역할도 해왔습니다. 그런 김 전 원내대표가 갑자기 사퇴하니 당정관계, 대야관계에 빨간 불이 켜진 분위기입니다. 이 대통령으로선 본인과 코드를 맞추면서 2년차 국정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원내 사령탑이 사라진 것이 무척 아쉬울 수 있습니다.
[앵커]
김 전 원내대표 후임은 누가 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청와대와 친명 진영에선 '김병기 대체 카드'를 찾고 있습니다만, 아직 뚜렷한 대안이 뜨진 않고 있습니다. 3선 의원들이 모여서 원내대표 후보군을 2~3명 정도로 교통정리 중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는 박정, 백혜련, 한병도, 조승래, 이언주 의원 등입니다. 이들 모두 '찐 친명'은 아닙니다. 박정 의원은 범친명으로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고, 계파적이 옅은 백혜련 의원은 찐명 김영진 의원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병도 의원은 친문이지만 이재명 대표 때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습니다. 후임 원내대표는 청와대, 야당, 정청래 대표와의 3대 관계를 두루 챙겨야 합니다. 하지만 임기 4개월 짜리라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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