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식이 많이 오르다 보니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국민연금 투자가 얼마나 잘 된 건지, 앞으로 이 기조를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유만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올해 국민연금 수익률이 어느 정도인 건가요? 그 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 국민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사상 최초로 20%를 넘길 것이 유력합니다. 19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된 이래 최고 수익률입니다. 국민연금은 2022년 세계적인 긴축재정 기조와 우크라이나전 악재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뒤 2023년부터 10%대 성장을 해 오다 올해 마침내 20% 벽을 깼습니다. 그 결과 국민연금 기금은 1473조원이 됐는데 지난해 연말 대비 260조 원이 많아졌습니다.
[앵커]
올해 국민연금 투자가 이렇게 잘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국내 주식 시장이 활황이었습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이 76%인데, 국민연금은 그보다 더 높은 78%의 국내 주식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해외 주식에서도 25% 수익률을 기록했고 부동산 등을 말하는 대체투자나 해외 채권으로도 짭짤한 돈을 벌었습니다. 종목별로 보면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보유했는데 각각 124.6%, 268%로 대박이 났고요, 해외 주식 시장에서도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면서 성공적인 투자가 됐습니다.
[앵커]
국민연금 재정이 두터워진다니 반가운 일인데, 국민연금 고갈 걱정은 잠시 미뤄도 되는 겁니까?
[기자]
기금 운용 상황이 호의적이다 보니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장기수익률 목표치를 연 4.5%에서 5.5%로 1%p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수익률이 1%p 상승하면 국민연금 고갈 시기를 7년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봅니다. 계획대로라면 당초 2064년으로 예상됐던 고갈 시기는 2071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지난 4월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 국민연금법이 개정되면서 현재 월 소득 9%인 보험료율이 매년 0.5%p씩, 13%까지 오를 예정입니다.
석재은 /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민연금) 운용 수익을 내는 것이 한국에 있어서는 특히나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운용 수익도 같이 해서 적립 기금의 소진 시기를 계속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이고요."
[앵커]
복지부가 올려잡은 수익률 목표치가 실제로 달성되면 좋을 텐데요. 주의해야 할 걸림돌은 없습니까?
[기자]
국내외 주식이 대체로 내년에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AI 거품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요, 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갈등 같은 국제 분쟁도 계속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환율 소방수로 동원되거나, 국내 주식 시장의 인위적인 부양을 위해 투자 비중을 늘리라는 지시를 받는 등 정책 자금 성격으로 활용되는 건 자칫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양준석 /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정치권이 여기에 손을 대지 못하고 그냥 수익성하고 그 다음에 안정성만 추진하도록 이게 좀 독립시켜야 하는데, 큰 기금이 탐나는 게 어떤 면에서는 자연적인 반응이죠."
[앵커]
국민연금이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만 잘 따져보면 되겠군요.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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