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을 삼단봉으로 막으라고?"…軍 위병소 '무장 해제' 지침, 논란 끝에 철회
등록: 2026.01.03 오후 15:05
수정: 2026.01.03 오후 15:07
강원도 양구군에 위치한 육군의 한 사단이 위병소 근무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이를 철회한 사실이 3일 확인됐다. “삼단봉으로는 적군 침투 상황에 대응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해당 사단은 오는 5일부터 위병소 근무 시 총기를 휴대하지 말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총기를 휴대하지 않게 되면서 경계 근무자가 외치던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는 기존 수하 문구도 함께 삭제하도록 했다. 대신 총기 대체 장비로 삼단봉을 지급하되, 손에 들고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방탄복에 결속해 휴대하도록 세부 지침을 내렸다.
아울러 지휘통제실 내부에 비치된 총기함은 평시에는 사용하지 않고, 적군 침투 등 유사시 총기를 불출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경계 근무를 강화할 필요가 없는 일부 부대에 한해 경계 작전을 완화하는 지침을 내린 것”이라며 “부대별 작전 환경 특성을 고려해 군사기지·시설 경계 작전 시 장성급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삼단봉이나 테이저건 등 비살상 수단으로 총기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병소에서의 ‘총기 휴대’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원의 무단 침입이나 무장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인식돼 왔다. 이에 따라 통상 위병소 근무자는 24시간 경계 근무 시 총기와 공포탄을 휴대해 왔다. 이번 조치로 부대 출입을 통제하는 핵심 경계 지점에서 총기가 사라지고, 삼단봉만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장병들 사이에서는 “화기로 무장한 적군이 침투할 경우 삼단봉을 든 국군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국방부 부대 훈령 제83조는 위병소에 탄약을 비치해 유사시에 대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탄약의 종류·수량과 초병에게 지급할 시기는 합참의장이 정하도록 돼 있다. 이번 지침이 이러한 기존 규정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부대는 결국 ‘총기 대신 삼단봉 휴대’ 지침을 철회했다. 군 관계자는 “교육기관이나 후방 기지의 경우 비살상 수단이 더 효과적일 수 있어 지휘관 판단에 융통성을 둔 것”이라면서도 “해당 부대에서 다소 성급하게 적용한 측면이 있어 지침을 철회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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