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대국이 불량국가" "英 침묵하면 후회할 수도"…영미권 언론 일제히 '비판' 사설
등록: 2026.01.05 오전 11:23
수정: 2026.01.05 오전 11:24
미국이 군사작전을 벌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붙잡아 미국으로 압송한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영미권 언론매체들은 대체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영국 가디언은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을 "불량 국가"로 만들고 있다며 미국이 무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최소한의 대가만 치르고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문제를 마두로 축출 명분으로 대고 있으나 아무도 이를 믿지 않는다며, 석유의 유혹, 마초스러운 힘의 과시, 그리고 국내 인기가 하락하는 와중에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본인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강력한 반응은 환영할 만했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유엔이 갈수록 현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조직이 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어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경을 비롯한 이들은 지금 침묵을 지키면 후회할 수도 있다. 다음에 어떤 일, 혹은 어떤 인물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논설위원회 명의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선언하고 미국 석유회사들이 "들어가서" 베네수엘라의 석유산업을 인수토록 하겠다고 말한 것은 트럼프 집권 하에서 미국이 얼마나 오만하고 무신경하고 이기적으로 변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제러미 보언 BBC 국제부장은 "트럼프의 행동은 지구 전체에 걸쳐 권위주의적 강대국들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군사작전은 1단계에 불과하다"며 "성패를 판가름하는 것은 정치적 후속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마두로 생포 작전이 베네수엘라 국경을 훨씬 넘어 지속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의 '그린란드 합병 희망' 발언 후 그린란드와 덴마크가 느끼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언 부장은 대만을 노리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략중인 러시아가 트럼프의 마두로 생포 조치를 선례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한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정치학자인 라한 메논 미국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는 가디언에 실은 칼럼에서 베네수엘라에 마약조직과 권위주의 통치 등 많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트럼프의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트럼프의 주장들에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생어와 타일러 페이저가 집필한 분석기사에서 미국이 "위험한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동원해 영토와 자원을 강탈하던 포함외교(gunboat diplomacy) 시대로 되돌려 놓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논설위원회 명의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운영'에 대해 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WSJ은 또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현장에서 운영을 담당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그 탓에 베네수엘라 정권을 설득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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