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선을 다시 돌파하며 고환율 뉴노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은 오히려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고강도 환율 방어 대책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자본 유출이 지속되며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권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5억 115만 달러(약 2조 1,833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일주일 만에 지난달(12월) 전체 순매수 결제액인 18억 7,385만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종목별로는 테슬라(3억 7,416만 달러)와 테슬라 주가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인 'TSLL'(2억 8,104만 달러), 마이크론(1억 6,494만 달러) 등 기술주와 고수익 추구 상품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 같은 대규모 자본 유출 속에 원화 가치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오른 1,459.0원에 마감했다. 특히 야간 거래에서는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2월 조기 총선 검토 소식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자 이에 연동해 한때 1,46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확대 등 총력 대응에 나섰으나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정부는 해외 주식 투자자금을 국내로 유턴시키기 위해 비과세 혜택을 담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내달 출시할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저성장 구조와 해외 투자 확대 기조 탓에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환율 여파로 물가 부담도 현실화하고 있다. 작년 11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6%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해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6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평균 환율을 1,413.75원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는 상반기 중 1,300원대 후반 진입을 시도하겠으나 1,400원대 박스권 등락이 거듭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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