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에 반발하며 재심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당내에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당초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15일 예정된 의원총회를 통해 김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김 의원이 즉각 재심 신청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사안이 당과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김 의원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달만 기다려 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느냐”며 “차라리 제명당할지언정 스스로 친정과 고향, 모든 것을 떠날 수는 없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선당후사’ 원칙을 강조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 한 달이면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보이지만, 당이 그 한 달을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치인은 억울해도 당을 나가라. 나가서 살아 돌아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현희 의원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이번 제명은 본인이 선당후사의 결단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내려진 조치”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방식으로 재심을 선택했을 수는 있지만, 당의 결정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김영진 의원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윤리심판원이 근거와 원칙에 따라 판단했기에 제명 결정이 내려졌을 것”이라면서도 “재심 요청이 제기된 만큼, 윤리심판원이 절차에 따라 다시 판단하는 과정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재심 신청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영진 의원은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이유로 당대표가 비상 징계권을 발동해 제명을 확정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제명은 국회의원은 물론 민주당 당원으로서의 정치적 생명을 정리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절차와 과정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공천헌금 등 각종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김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 6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 의원 본인과 배우자 이모 씨,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지희 동작구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까지 경찰에 접수된 김 의원 관련 고발은 모두 23건으로, 의혹 유형은 12가지에 달한다.
주요 의혹으로는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비롯해 △차남의 숭실대 편입 과정 개입 의혹 △항공사 호텔 숙박권 수수 및 의전 요구 의혹 △쿠팡 이직 이전 보좌관 인사 불이익 요구 및 고가 식사 제공 의혹 △보좌진 텔레그램 대화 내용 무단 취득 의혹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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