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보상 쿠폰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쿠폰이 오히려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왜 이런 비판이 나오는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어떤 점들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까?
[기자]
보상 쿠폰 사용에 따라붙는 조건이 많기 때문입니다. 쿠팡이 지급한 건 2만 원 권 두 개와 5000원 권 두 개, 총 5만 원 상당입니다. 먼저, 일반 쇼핑 5000원 권은 도서와 분유, 쥬얼리, 상품권, 전자담배, 유심 그리고 보험 상품 구매 등에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쿠팡이츠 5000원 권은 배달에는 사용할 수 있지만 포장 주문을 하면 사용할 수 없다는 조건이 붙었고요. 2만원 상당의 쿠팡트래블 쿠폰은 해외여행이 아닌 국내여행 상품에만 쓸 수 있습니다. 음식 쿠폰, 호텔 뷔페 상품 구매에도 사용이 제한됩니다.
[앵커]
보상 쿠폰이라고 하기엔 제한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쿠폰을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쿠폰을 온전히 다 쓰려면 가격이 같거나 더 비싼 상품을 사야만 합니다. 이마저도 세 달 안에, 그러니까 4월 15일 전에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보상 쿠폰을 사용하면 소송을 더 이상 제기할 수 없고 배상금도 못 받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건 사실입니까?
[기자]
앞서 쿠팡 정보 유출 피해자의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이 쿠폰을 쓰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죠. 쿠팡이 '부제소 합의'를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부제소 합의란 특정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들이 이 문제에 관해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뜻합니다. 이에 대해 헤럴드 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말 국회에 나와 이용권엔 조건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법조계에선 쿠폰 사용만으로 실제 부제소 합의가 적용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기정 / 변호사
"합의의 내용이나 취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되고 법적으로 부제소 합의의 성립 요건을 상당히 엄격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앵커]
앞서 저희가 정보유출 사태 이후 쿠팡 탈퇴, 이른바 '탈팡'이 많아졌다고 보도해드렸는데, 지금도 그런가요?
[기자]
쿠팡에 현금을 미리 맡기는 선불충전금 자료를 보시죠. 지난해 3분기까지 증가 추세였지만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알려진 지난해 11월 20일 뒤인 4분기엔 뚝 떨어졌습니다. 좀더 좁혀서, 지난해 11월과 12월 일평균 쿠팡 카드 결제 금액을 보면요. 11월 20일을 기준으로 7% 넘게 급감했습니다. 유통업계 특성상 최대 대목인 12월은 연말 수요 등으로 매출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데 오히려 줄어든 겁니다.
이창민 /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진정성 있는 뭔가 사과나 보상을 할 마음이 애초에 없었다라는 게 드러난 것 같고요. 과거에 쿠팡에 대한 소비자 반응보다 굉장히 강하다고 현재까지는 보여지고요."
[앵커]
국내 여론은 여전히 나쁜데, 미국 의회에선 쿠팡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현지시간 13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여야의원 할 것 없이 한국 정부를 규탄했는데요, 쿠팡의 전방위적 로비가 통했다는 분석입니다. 쿠팡은 미 정치권에 최근 5년 간 총 1075만 달러, 우리 돈 158억원에 달하는 로비 자금을 집행했습니다.
[앵커]
로비에는 진심이고, 보상에는 진심인 척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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