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공무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천385명이 오는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한 선거사무를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용인시공무원노동조합(용공노)에 따르면, 최근 조합 소속 공무원 2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선거사무 부동의서 제출을 받은 결과 1천385명이 선거사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일부 정당과 단체를 중심으로 부정선거 논란이 지속되는 데다, 선거사무에 참여한 공무원이 고발 대상이 되는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5월 30일 수지구 성복동 사전투표소에서는 회송용 봉투 안에서 이미 기표된 투표지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선거사무를 관리하던 공무원이 사회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한 바 있다.
해당 공무원은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1년여에 걸친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공무원으로서의 명예와 경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사무 종사 시 대체휴가나 일정 수준의 수당이 지급되지만, 법적 책임 부담과 고발 위험 등을 이유로 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이번에 선거사무 부동의서를 제출한 인원은 지난 대선 당시 위촉 인원(약 1천500명)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이번 지방선거 최대 위촉 인원(1천800명)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규모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선거사무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투·개표 운영 차질, 대체 인력 확보의 어려움, 개표 지연에 따른 혼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용공노는 “공무원들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선거사무 위촉 거부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용인시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책임 있는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협조 없이는 투·개표 등 선거사무 진행이 사실상 어렵다”며 “읍·면·동별 선거 담당 인력을 1명씩 추가 배치하고, 공명선거 참관단을 운영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공무원들의 선거사무 집단 거부 움직임은 최근 몇 년간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부정선거 의혹과 이에 따른 민·형사상 고발 사례가 잇따르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선거 관리 실무를 담당한 공무원이 개인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고발 대상이 되거나 장기간 수사에 노출되는 사례가 누적되면서, 선거사무가 ‘고위험 업무’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선거를 앞두고 중앙·지방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휴직이나 전보가 늘어나면서, 선거 관리 업무 전반이 과도한 부담과 책임을 수반한다는 인식이 지방공무원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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