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교육용 스마트 기기를 지급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사업이 부실 입찰 의혹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 과정에서 허위 서류가 제출됐는데도 시교육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법원 가처분 신청과 감사원 감사 청구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예산 1566억 원으로 '2026학년도 디벗 환경 구축 사업'을 발주했다.
'디벗'은 디지털(Digital)과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 '벗'의 합성어로 시교육청은 2022년부터 초중고 학생 모두가 e북 형태의 교과서와 참고서를 쓸 수 있도록 태블릿 PC와 키보드를 지급하는 '디벗 사업'을 진행중이다.
조달청이 입찰을 진행한 결과, 같은해 11월 유명 통신업체가 참여한 A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입찰 과정에서 불거졌다. A 컨소시엄이 계약을 따낸 과정에서 애플의 'MFi(Made For iPad) 라이센스 인증'을 받았다던 키보드가 실제론 인증이 중단된, 허위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입찰에 참가했던 B 업체 관계자는 "MFi는 글로벌 기업이 인증한 것"이라며 "이런 인증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높은 가점을 받은 상대방이 사업을 수주했다"고 주장했다.
조달청의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에는 "제출된 서류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밝혀진 경우 해당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시교육청은 애플에 "라이센스가 이미 사용 중단됐다"는 이메일 회신을 받고도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입찰에 떨어진 업체들이 반발해 법원에 계약 이행중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지난 13일에는 입찰 전반에 걸쳐 감사원 감사까지 청구된 것으로 확인됐다.
B 업체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의 입찰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었던 걸로 안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 반복되는데 이러면 입찰이란 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관련 질의에 시교육청 측은 "MFi 인증이 필수조건은 아녔다"라며 "경미한 문제의 경우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찰을 진행한 조달청도 계약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다툼은 있지만 계약은 A 컨소시엄과 이뤄진 게 맞다"고 설명했다.
계약 이행중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은 오는 26일로 알려졌다. 공정해야할 시교육청의 입찰에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당장 새학기에 기기를 지급받아야 할 학생들의 피해는 없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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