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저가·전기차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 스즈키가 태국 내 완성차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현지 공장을 미국 포드자동차에 매각하면서, ‘일본차의 요새’로 불리던 태국 시장에서 일본계 업체들의 입지 축소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즈키는 태국 동부 라용에 위치한 완성차 공장을 포드에 매각하기로 하고 양사 간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토지와 설비 등 자산은 수개월 내 포드로 이전될 예정이다.
스즈키는 태국 생산 거점을 정리하는 대신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수익성이 높은 주력 시장에 경영 자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스즈키 측은 “소형차 보급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밧화 강세 등 경영 환경 변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즈키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등과도 공장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최종 성사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용 공장은 스즈키가 약 200억엔(약 2000억원)을 투입해 2012년 가동을 시작한 시설로, 연간 8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소형차 ‘스위프트’ 등을 생산해 왔다. 한때 연간 생산량이 6만대에 달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시장 환경 변화로 2024년에는 약 4400대로 급감했다.
이에 스즈키는 2024년 6월 공장 폐쇄 방침을 발표했고, 2025년 말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2025년 1∼11월 기준 스즈키의 태국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4600대에 그쳤으며,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이다.
공장을 인수한 포드는 해당 부지가 기존 자사 공장과 인접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주력 차종인 픽업트럭 ‘레인저’ 등의 생산 및 수출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태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계 기업들의 입지는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2020년 90%에 달했던 일본차 점유율은 2025년 1∼11월 기준 69%까지 하락한 반면, 비야디 등을 앞세운 중국계 업체들의 점유율은 21%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혼다는 완성차 공장 두 곳을 하나로 통합해 생산 능력을 크게 줄였고, 닛산과 미쓰비시 역시 일부 공장 가동 중단과 인력 감축을 진행하거나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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