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신학기를 앞두고 부모님들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자녀들에게 사줄 노트북이나 태블릿PC 같은 전자제품의 가격이 깜짝 놀랄 만큼 올랐기 때문인데요, 왜 이런 건지, 산업부 박상현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전자제품 가격이 얼마나 올랐나요?
[기자]
네, 요즘 용산전자상가의 노트북 판매점을 가보면 가격표시 대신 '가격 문의'라고 써있습니다. 서로 할인을 많이 한다고 경쟁하던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던 풍경인데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건 노트북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신제품만 봐도 가격 상승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새로 나온 LG노트북은 지난해 동급 사양에 비해 50만원 올랐고, 삼성도 비슷한 사양의 노트북이 70만원 비싸져 300만원을 넘었습니다.
[앵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다른 전자제품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게 체감될 정도인데, 이게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때문이라면서요?
[기자]
네, 요즘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는 메모리반도체가 필수로 들어가는데, 그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인 D램 가격은 지난해 1월 1.35달러에서 1년 만에 7배 가량 올랐습니다. PC에 주로 사용하는 DDR5의 경우 지난해 8월 16만 4천원에 구입이 가능했는데, 올해 들어 77만원으로 5배 뛰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PC에 D램 2개를 넣을때 32만원대에 가능했던 가격이 이제는 D램 값만 150만원 가까이 줘야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D램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니군요. D램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말 그대로 D램 확보 전쟁입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버렸을 구형PC에서 D램을 따로 빼서 보관하는 경우도 늘었고요. 중고시장에도 D램이 올라오면 바로 팔리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일부 사이트에선 구형 D램을 신형 케이스에 넣어서 새 것처럼 파는 사기수법까지 등장했습니다. 노트북을 살때 D램을 무료로 업그레이드해주는 행사도 이제는 더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앵커]
사실 D램이라는게 반도체라는 이름이 붙어서 대단해 보이지만, 그리 귀한 부품은 아니잖아요.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한 반도체였는데, 왜 이렇게 오르는 건가요?
[기자]
AI열풍 때문에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 HBM이 귀한 몸이 됐다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바로 이 HBM이 D램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쌓아 만드는 제품인데, AI 열풍으로 HBM 수요가 늘어나 다수의 D램이 여기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일반 D램보다 HBM이 훨씬 수익성이 좋다 보니 반도체 회사들도 기존에 있던 소비자용 D램 생산 라인까지 HBM용으로 전환 중입니다. 수요는 크게 늘었는데 공급은 오히려 줄었으니 가격이 오르는 개 당연한 일이됐습니다.
[앵커]
기업이나 투자자는 좋겠지만, 전자제품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물가에도 상당히 부담이 될텐데요, 앞으로 D램 가격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분간 D램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시장에선 올해 1분기에만 D램 가격이 5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래서 빅테크들까지 앞다퉈 D램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D램 품귀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늘린다 해도 기간이 오래 걸립니다. 또 메모리반도체는 과거 몇 차례 치킨게임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대형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는 형태로 자리잡은 상황이라 신규 진입도 쉽지 않습니다.
[앵커]
AI의 발전이 '우리 일상에도 이런 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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