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짐승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요? 바로 불을 이용할 줄 안다는 점입니다. 인간만이 불로 어둠을 밝히고, 짐승을 쫓고, 음식을 익히고, 몸을 덥혔습니다.
불가에 도란도란 앉아 불멍도 했을 겁니다. 인간은 자연의 불에 만족하지 않고, 제2의 불 '전기', 제3의 불 '원자력'을 발명했습니다.
"현대 원자로는 1kg의 연료로 일반적인 미국 가정에 거의 34년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에너지죠. 이 에너지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면 원자탄이 되고, 잘 통제하면 전기를 얻습니다.
원전은 철저히 통제되지만, 체르노빌 같은 대재난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불안 때문에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을 보유하고도 우리는 오락가락했습니다. 그 절정이 문재인 정부 시기였습니다.
"철저한 안전 점검과 감시체제 가동으로 사고 위험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가동 중단! 원전 폐쇄!"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때 원전을 소재로 한 재난 영화 '판도라'를 보고 이런 말을 했죠. "판도라 뚜껑을 열지 말아야 할 게 아니라, 상자 자체를 치워버려야 한다"고. 실제 문 정부는 원전을 조기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원전 생태계가 복구됐지만, 정권 교체로 산업계는 노심초사했습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던 원전 산업을 진보정권이 또 주저앉힐까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윤 정부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신규 원전 2기의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취임 100주년 기자회견 때 어느 세월에 원전 짓겠냐는 입장과는 달랐습니다. 이 대통령의 실용정신이 작동한 걸로 보입니다.
여론조사에서 많은 국민들이 신규 원전에 찬성했습니다.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 없이 제조 강국이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한몫했을 겁니다.
러시아산 가스를 써온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산업용 전기 가격이 3배 오르면서 공장이 무너지고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AI 시대는 전기를 먹고 자랍니다.
"초인공 지능을 뜻하는 ASI 시대가 곧 옵니다."
이 대통령이 공언한 'AI 고속도로'를 위해서도 원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탈원전이 한때 신앙이 됐던 적이 있습니다만,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난 건 진전입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실용적 리더십이 더 나왔으면 합니다.
1월 27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에너지 천하지대본'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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