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결과, 엔비디아·애플·테슬라 등 미국 주식을 대거 보유한 이른바 ‘서학개미형’ 공직자들이 다수 확인됐다. 이해충돌 논란을 의식해 국내 주식은 정리하면서도 해외 주식은 그대로 보유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30일 노재헌 주중국대사를 비롯해 지난해 7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취임·승진·퇴임 등 신분 변동이 있었던 고위공직자 362명의 재산을 공개했다.
현직자 가운데 재산 규모가 가장 큰 인물은 노재헌 대사였다. 노 대사는 서울 이태원동·연희동 복합건물과 구기동 단독주택 등 건물로 132억여원을 신고했고, 예금 126억1800만원, 증권 213억2200만원 등을 포함해 본인과 가족 명의 재산이 총 530억4400만원에 달했다.
특히 노 대사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나스닥 상장 주식과 홍콩 상장 ETF(FXI)를 대규모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과 장남 명의 해외 주식만 수백억 원대에 이르러, 이번 공개 대상자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서학개미형 자산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재산 2위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으로, 총 384억8800만원을 신고했다. 이 원장은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와 성동구·중구 상가 등 건물 29억5200만원어치와 310억여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해외 주식이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이해충돌 논란을 의식해 국내 상장 주식은 전량 처분했지만, 테슬라·애플·월트디즈니·록히드마틴 등 미국 대형주와 리커젼파마슈티컬스, 소파이테크놀로지스 같은 성장주를 포함해 약 1억6000만원 규모의 해외 주식은 그대로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 장남 역시 각각 수천만 원에서 1억 원대 해외 주식을 신고했다.
3위는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 총장(현 교수)으로, 배우자 명의 반포동 상가(80억여원)와 예금 132억9000여만원, 증권 184억여원 등을 포함해 총 342억7700만원을 신고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공개 당시보다 약 121억원 늘어난 금액으로, 저축과 이자 발생, 주택 재건축, 비상장주식 평가액 상승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현직 장관 중에서는 언론인 출신으로 NHN 대표와 놀유니버스 공동대표를 지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8억7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네이버 대표 출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1억1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차관급에서는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46억6800만원), 최은옥 교육부 차관(31억4800만원), 강윤진 국가보훈부 차관(22억700만원), 최동석 인사혁신처장(57억6200만원), 조원철 법제처장(45억5800만원) 등이 재산을 신고했다.
청와대 근무 공직자는 비서관급을 중심으로 25명이었으며, 이들의 평균 재산은 약 27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자 가운데에서는 변필건 법무부 전 기획조정실장이 495억3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183억7700만원), 류광준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152억21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공직자 재산 공개는 통상 매달 말 이뤄지지만,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전산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신고 기간이 연장돼 이번에는 약 4개월 만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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