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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 유족 측, 유엔 보고관 면담 "北 '기름 소각' 내용 관심 보여…한미일 피해자 연대 추진"

  • 등록: 2026.02.09 오후 15:38

서해 피격 사건 유가족 측이 9일 유엔 북한인권보고관과 면담하고 북한군의 사살 및 시신 소각 정황을 담은 국내 법원 판결문을 전달하며 국제사회 차원의 문제 제기를 요청했다.
유가족 측은 특히 북한이 사살 이후 기름(연유)을 뿌려 시신을 소각한 내용에 대해 보고관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피살당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와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서울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 측은 이대준 씨 사건과 관련해, 한국 법원이 인정한 판결문 2건을 보고관에게 제출했다.

판결문에는 북한군이 7.62mm 실탄으로 이 씨를 사살한 뒤 연유를 뿌려 시신을 소각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보고관이 큰 관심을 보여 유가족 측이 추가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측은 지난 4월 한국 법원이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가족의 승소를 인정한 민사 판결문도 함께 제출했다.

2020년 서해상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을 대리하는 김기윤 변호사와 이 씨의 형인 이래진 씨가 9일 오후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면담했다 / 사진제공 = 유가족 측
2020년 서해상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을 대리하는 김기윤 변호사와 이 씨의 형인 이래진 씨가 9일 오후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면담했다 / 사진제공 = 유가족 측

이래진 씨는 이대준 씨가 조난 상황에서 국제적 구조 신호에 해당하는 ‘호른’을 불었음에도 북한과 한국 정부 모두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점도 제기했다. 이 씨는 "국제해사법과 국제인권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라면서 유엔과 국제해사기구 차원의 검토를 요청했다.

특히 유가족 측은 한국·미국·일본에서 각각 북한의 책임을 인정한 사법 판결이 나온 점을 언급하며, 한·미·일 북한 피해자들의 국제적 연대를 유엔 차원에서 추진해 달라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서해 피격 사건 유가족, 미국의 웜비어 가족, 일본 북송 피해자 가족들이 함께 모여 북한의 책임을 국제사회에 제기하고, 향후 북한 자산 회수 문제까지 논의하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살몬 보고관은 “초국가적인 사업으로 매우 좋은 제안”이라고 응답하면서, 연대 방안에 공감하고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전해졌다. 보고관은 또 면담 말미에 유가족들의 근황을 직접 묻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뜻을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유가족 측은 오는 11일 감사원 유병호 감사위원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변호사는 "감사원이 공개한 보도자료에 군사기밀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유 감사위원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감사원 자료에는 군사기밀이 없다"며 "저희가 공개한 판결문으로 이미 대중에 알려진 내용들인데다, 당시 판결문 공개에 대해서 국방부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유가족 측은 “이번 유엔 면담과 국내 감사원 면담을 계기로, 서해 피격 사건이 단순한 정치적 논란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다뤄야 할 중대한 북한 인권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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