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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쿠팡 잡으려다 영세상인만 피해?

  • 등록: 2026.02.15 오후 19:30

  • 수정: 2026.02.15 오후 19:45

[앵커]
정부가 14년 동안 막아왔던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다소 갑작스럽게 점화됐는데, 소상공인들과 노동계는 쿠팡을 잡으려다 소상공인들만 죽인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쟁점이 무엇인지 산업부 장동욱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장 기자,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를 풀겠다고 법안 검토까지 들어갔어요, 왜 갑자기 나선거죠?

[기자]
결정적인 계기가 된 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그리고 함께 불거진 시장 독점 논란입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근로자 휴식권을 보장한다며 정부가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가로막은 게 지난 2012년인데요, 이후 그 빈자리를 쿠팡이 꿰찼습니다. 국내 유통업체가 할 수 없는 새벽 시간대 배송을 무기 삼아 온라인 쇼핑을 장악하면서 대형마트 전체 매출을 넘어서는 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겁니다.

박수현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유통법상 영업규제는 오프라인 비중이 높던 시기에 도입되어 오프라인 유통기업에만 적용되고 있으므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쿠팡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통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앵커]
국내 업체들만 새벽배송 규제를 받으면서 역차별이다, 이런 지적은 계속 있었는데,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금 움직이는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정부와 여당이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쿠팡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됐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사고 조사 과정에서 사실상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판단 속에 정부와 상의 없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국회의 요구에도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정치권에서 우리 정부의 쿠팡 탄압론이 연일 나오고 있는데,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쿠팡 로비에 의한 것으로 보고 괘씸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다보니 쿠팡 성장의 토대가 된 새벽배송 규제를 풀어서 타격을 주려는 것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러면 새벽배송 규제를 풀면 쿠팡이 타격을 입는 건가요?

[기자]
업계에서는 유통시장의 판도 변화가 생길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특히 신선식품류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국내 대형마트들은 이미 신선식품에 특화된 콜드체인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새벽시간대 배송 시스템만 보강하면 쿠팡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소비자 여론은 나쁘지 않습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60% 넘는 응답자가 선택지를 넓히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찬성했습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탈팡'을 하려는 욕망은 생겼잖아요.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빠른 배송을 참전할 수 있기 때문에 잃어버린 마켓쉐어(시장점유율)를 다시 좀 가져올 수 있다."

[앵커]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의 소상공인들은 반발하고 나섰다죠?

[기자]
소상공인들은 쿠팡을 규제하랬더니 애꿎은 상인들 밥그릇만 빼앗으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충환 / 전국상인연합회장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허용되는 순간 신선식품과 생필품이라는 마지막 생존권까지 대기업에게 빼앗기는…"

노동계도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죽음을 다른 업체들로까지 확산시키려 한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동호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의장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는 또 하나의 과로사 정책입니다. 쿠팡의 불공정한 무규제 구조는 그대로 둔 채 그 부담을 유통노동자에게만 전가하는 정책일 뿐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인데요, 반발 여론을 의식한 듯, 당정은 상생안을 마련해 6월 지방선거 이후 유통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입니다.

[앵커]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인데,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유통업계가 경쟁력을 갖추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잘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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