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명절에 아이들이 받은 세뱃돈을 그저 용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경우에 따라 증여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준이 뭔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원칙적으로 봤을 때 세뱃돈은 증여세 대상입니까?
[기자]
원칙적으로는 아닙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생활비와 교육비, 축하금, 그리고 '명절에 받는 용돈'은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단, 조건이 붙습니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이라는 부분이죠. 아무리 세뱃돈이라고 해도 금액이 사회 통념을 넘어설 경우, 큰 돈을 줘서 재산을 이전할 목적이 뚜렷한 경우,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통념'이라는 단어가 참 애매모호한데요. 정확히 얼마까지 줘도 되는지 기준이 있나요?
[기자]
세법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가정마다 경제적인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한선을 정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증여세법상 미성년자가 엄마나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10년 동안 받은 돈이 2000만원까지는 공제되기 때문에, 세뱃돈도 '10년 합산 2000만원'이 기준이다, 같은 이유로 '4촌 이내 혈족 등에게 받을 땐 1000만원까지다'라는 의견이 있고요. 돈을 줄 때 과세 최저한도인 50만원 아래면 안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적정한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단 얘기네요. 이전에 보면 '가족이 세뱃돈 아닌 세뱃돈을 받았다', 이런 논란이 불거진 공직자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기자]
네 2017년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였던 김영주 전 의원이 그중 한 명입니다. 인사청문회에서 별다른 소득 없는 딸이 2억 원 가까운 예금을 보유한 것에 대해 세뱃돈을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뒤늦게 증여세를 내기도 했습니다.
김영주 / 당시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2017년 8월)
"설날이나 명절이 되면 한 200~300만원씩 세뱃돈을 받고 그러면 얘는 그 돈을 다 모아서…."
박근혜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김진태 전 총장도 인사청문회 당시 20대 자녀들이 보유한 7000만원대 재산에 대해 "증여한 돈 외에는 세뱃돈과 용돈을 차곡차곡 모은 것"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코스피가 높다보니 이것도 궁금한데요. 세뱃돈으로 부모가 대신 주식투자를 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도 지켜야하는 게 있나요?
[기자]
네 미성년 자녀의 세뱃돈으로 부모가 직접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낼 경우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증여의 규정엔 유무형의 재산을 이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여에 의해 재산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계속적, 반복적으로 투자를 할 경우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는 게 국세청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미성년 자녀의 세뱃돈은 장기 투자에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안수남 / 세무사
"(부모가) 반복적으로 거래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거는 계획적으로 줬다고 더 보기가 쉽죠. ETF에 투자를 하고 돈을 넣어놨는데 20년 전에 주식을 샀어요, 그럼 그런 것을 갖다가 증여라고 보기는 어렵잖아요."
[앵커]
가족 간에 정으로 오가는 돈이라고 해도, 증여세 규정은 꼼꼼히 살펴보셔야겠습니다.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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