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사법 3법’에 대해 “헌법 개정에 준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조 대법원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8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문제”라며 “공론화를 통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24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사법 3법’은 ▲ 법원의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도입(헌법재판소법 개정안) ▲ 판·검사가 법을 잘못 적용한 경우 처벌하는 법 왜곡죄 신설(형법 개정안) ▲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포함한다.
조 대법원장은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이 독일 사례를 들어 재판소원 도입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데 대해 “일부에서 독일을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독일 헌법은 헌법재판소를 대법원보다 상위의 ‘최종 심판 기관’으로 규정해 법원 판결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헌재와 대법원을 대등하고 독립된 기관으로 두고 있어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법원은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재판소원은 사실상 4심제를 초래해 재판 지연과 불복을 양산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법 왜곡죄에 대해서도 “판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사를 기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서도 하급심 부실화 우려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 마지막 순간까지 의원들을 설득하고 법원의 공식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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