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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골프코스도 창작물"…판결 의미와 영향은?

  • 등록: 2026.02.27 오후 21:36

  • 수정: 2026.02.28 오후 13:12

[앵커]
스크린골프 업체가 실제 골프코스를 3D 영상으로 만들어 사용하면- 저작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와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많은 스크린골프 애호가들도 이번 판결을 주목했었는데, 판결의 의미와 파장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3D 골프코스 영상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지금 보시는 이 영상 속 골프장, 경상도에 있는 실제 골프장입니다. 다만 드론이나 항공 장비를 이용해 촬영한 건 아니고요. 실제 골프장을 그대로 재현한 3D 영상입니다. 여기에 사용된 골프코스를 두고 저작권 분쟁 소송이 일어난 겁니다.

[앵커]
골프코스에 대한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 겁니까?

[기자]
대법원은 골프코스 설계 도면을 만드는 설계업체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통상 설계업체는 골프장 소유주와 계약을 맺고 골프코스를 설계합니다. 그러면 스크린골프 업체가 골프장 소유주와 이용 협약을 맺고 코스를 재현한 영상을 시뮬레이션에 활용합니다.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은 국내·외 골프장 400여 곳의 실제 코스를 영상으로 만들어 매장에서 사용해왔는데 이에 대해 설계업체들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겁니다.

[앵커]
법원이 저작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린 이유는 뭔가요?

[기자]
골프코스를 '창작물'로 봤기 때문입니다.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저작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창작자의 '독자적인 표현'이 담겨야 하는데 골프코스 설계도 설계자의 개성이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거죠. 쉽게 말해 스크린골프 업체가 설계업체가 만든 독자적인 도면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골프코스엔 규칙과 기준이 있잖아요. 설계업체가 완전히 독창적으로, 자기들 마음대로 만들 수는 없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홀의 개수나 거리, 장애물의 크기 등을 규정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스크린골프 업체 측은 골프코스가 여러 제약 속에 만들어진 결과물일 뿐이고, 여기에 '창작적 표현'은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해왔죠. 이 주장을 받아들인 2심 법원은 1심 판단을 뒤짚고 스크린골프 업체 측 손을 들어줬는데, 대법원은 설계업체에 일부 승소 판결을 한 1심의 판단의 취지가 맞다고 본 겁니다. 2심에 대해선 "골프코스 구성 요소들의 선택과 배치, 조합이 창조적 개성을 갖추고 있는지 심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스크린골프 업계는 고심이 클 것 같네요?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스크린골프 업체가 실제 골프코스를 그대로 재현한 영상을 삭제하거나 저작권에 상응하는 사용료를 내야 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정문현 /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골프장이 스크린에서 사라지던가 아니면 그걸 쓰려고 그러면 별도의 돈을 더 내야 되겠죠. 업주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고 어쨌든 소비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업체가 지불하는 사용료는 결국 스크린골프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골프인구가 500만 명을 넘었다는 추정치도 있던데, 스크린골프 이용료가 갑자기 오르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겠네요.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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