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봄철이면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면서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동해안지역은 대형 산불로 이미 많은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이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는 물론이고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까지 있어서 산불이 발생하면 더 위험합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경주시와 함께 처음으로 산불 대응 훈련을 실시했다고 하는데, 김동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야적장에 콘크리트 건물이 높게 솟아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입니다.
갑자기 화재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산불이 처분시설 인근까지 확산됨에 따라 현 시간부로 비상 대책본부 2단계를 발령하오니…."
시설 근처까지 다가온 산불에 진화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저지합니다.
하지만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그러자 상황실에서 긴급 지시가 내려옵니다.
수막 설비를 가동하여 처분시설 주요 시설물의 산불 저지선을 구축하길 바랍니다.
방폐물을 최종 밀봉한 콘크리트 처분고 주변의 타워에서 강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높이 15미터 타워 꼭대기에서 분사된 물이 사방으로 퍼지며 순식간에 시설 주변에 거대한 '물 방어벽'이 만들어집니다.
마치 비가 쏟아지는 듯 시설 주변이 물로 뒤덮이며 불길 확산이 주춤해지자 소방대원들이 투입되고, 헬기는 진화 물 투입 바랍니다.
곧이어 헬기가 나타나 상공에서 물을 쏟아부으며 불길을 잠재웁니다.
주불이 잡히자 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며 상황은 마무리 됩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경주시가 공동으로 실시한 산불 대응 합동 훈련에는 51명의 인력과 차량 4대, 헬기 1대가 동원됐습니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에서 약 12km 떨어진 토함산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강풍을 타고 시설 1.5km 지점까지 확산하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조성돈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이 지역은 우리 처분장과 원자력 관련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서 만에 하나 재난 발생 시에 큰 주민 재산과 생명에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저희 원자력환경공단이 국가 재난관리 책임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이번 훈련의 핵심은 15m 높이 수막타워입니다.
지난해 6억 5000만 원을 들여 지상 처분시설 주변에 8기를 설치했습니다.
이 설비는 반경 40m 범위에 분당 4톤의 물을 뿌릴 수 있습니다.
최대 40분 동안 분사가 가능한데, 장대비가 쏟아진 것처럼 주변 산림이 흠뻑 젖을 정도입니다.
소방 인력이 도착하기 전 산불 확산을 늦추는 초기 대응 장비로 활용됩니다.
특히 강풍을 타고 산불이 빠르게 번질 경우 이 같은 설비가 시설 보호의 1차 방어선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오주호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사업본부장
"위급 상황 때는 전원 손실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걸 대비해서 저희가 디젤 발전기 3대를 각각 구획을 해서 지금 설치를 해 놨고요."
최근 기후 변화로 산불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경북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10만 헥타르 가까운 산림을 집어삼켰습니다.
지난달엔 처리 시설과 불과 8km 떨어진 지점에서도 산불이 나면서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조성돈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우리 방파장과 원전이 끼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수시로 평소에 대응 훈련을 통해서 그런 재난 발생에 대비해서 정례적인 훈련을 통해서 만일의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는…."
공단과 경주시는 지난해 말 산불 대응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산불이 발생하면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장비와 인력을 서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주낙영 / 경주시장
"한 기관만의 노력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기관이 협력 체계를 갖춰서 유기적으로 함께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저희들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단은 올해 안에 현재 8기인 수막 타워를 19기까지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수천 톤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담수시설을 확보해 인근 월성원전과 불국사 등 주요 시설에서도 소방용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조성돈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앞으로 돌아오는 추경에 정부에 건의를 해서 전 지역 주변에 그리고 해파랑길 주변에 그리고 문화재 관리 주요 지역에도 수막 설비가 구축이 돼서 우리 소중한 문화재 그다음에 원자력 관련 시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그런 노력을 다해 나갈 방침이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대형 산불 발생이 잦아지는 가운데 화마로부터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체계가 점점 탄탄해지고 있습니다.
TV조선 김동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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