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가 인하의 파급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민관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업체들은 약가가 인하될 경우 중동발 위기까지 더해져 국내 제약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는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약가 인하가 산업 생태계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수준으로 책정된 복제약 약가 상한선을 향후 40%대까지 낮추는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약가 인하가 시행될 경우 연간 최대 3조 60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이 감소할 걸로 추산하고 있다.
비대위는 이날 회견문에서 "기업들은 현 상황을 영업이익률 하락 등 단순한 경영 위기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노연홍 공동 비대위원장은 "최근 발발한 중동사태로 '4차 오일쇼크'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고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산업의 원가 부담이 폭증하고 있다"며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를 축소하거나 신규 채용 중단 및 생산 축소를 검토하는 등 현장에서는 이미 위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웅섭 공동 비대위원장(일동제약 대표)은 "약가 인하는 단순히 이익이 줄어든다는 차원이 아니라 현장에선 사업이 지속 가능한가 아닌가의 현실적 문제"라며 "비상이라 생각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약업인 서명 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부에는 약가 인하가 미칠 영향에 민관의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 약가제도 개편이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칠 영향, △ 건전한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 5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제약·바이오 산업의 선진화 방안 등 3개 안건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국산 전문의약품(제네릭)의 영업 이익률은 5% 전후로 상장사 대부분이 연구개발(R&D)에 매출의 12%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노연홍 위원장은 "보험 재정의 어려움 등을 감안해서 산업계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다 하더라도 10% 이상의 약가인하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를 열고 약가제도 개편안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이견이 없을 경우 이달 말 열리는 건정심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제도 시행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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