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다음 숙제는 창의성…그래서 '알파고 37수(Move 37)'를 주목한다"
등록: 2026.03.12 오전 09:39
수정: 2026.03.12 오전 09:47
“범용인공지능(AGI)이 앞으로 보여줘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진정한 창의성(True creativity)’입니다. 알파고 37수(Move 37)가 바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사고(Think outside the box)의 잠재력을 보여줬죠.”
이세돌 9단을 꺾으며 AI 시대를 알린 ‘알파고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가 AI 미래를 전망했다. 허사비스는 지난 10일 ’게임에서 생물학, 그 너머로 : 알파고가 남긴 10년의 자취'란 제목의 글을 구글 블로그에 올리고 ’37수‘의 재등장을 기대했다.
지난 2016년, 알파고가 인간계 최강자를 꺾은 결정적 계기는 지구상 누구도 예측못한 ’37수(Move 37)’였다. 이후 ‘신의 한수’라 불렸다. 허사비스는 한 마디로 “창의적 불꽃(A creative spark)”이었다고 표현했다.
“전세계 2억 명 이상이 대국을 보고 있었고 2국에서 알파고가 ‘37수’를 두자, 처음엔 바둑 해설가들조차 실수라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너무나 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죠(so unconventional). 하지만 100수 정도 두고 나자, 그 수가 정확히 승부처였음이 명확해졌죠.”
AI가 “미래를 읽는 눈(foresight)”과 “인간 전문가 모방을 넘어 완전히 새 전략을 찾아내는(find entirely new strategies) 능력”이 있음이 드러난 순간이었다는 설명이다.
왜 하필 바둑(Go)이었을까. 이유는 “관측 가능한 우주 내 모든 원자(atom)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 즉, 바둑이 가진 “완전한 복합성(sheer complexity)” 때문이었다고 한다.
바둑의 비밀을 풀자 거칠 게 없어졌다. “체스 게임 규칙만 알려줬는데 몇 시간 만에 완전히 통달을 해버려 인간계 최강자는 물론 최고의 체스 전문 프로그램도 이겼어요.”
게임을 평정한 다음 과학으로 넘어갔다. 50년간 난제였던 ‘단백질 폴딩(protein folding)’ 해결에 착수해, 질병 이해와 신약 개발에 나섰다. 알파고 노하우를 토대로 말라리아 백신과 플라스틱 분해 효소 연구까지 뻗어나갔고, 그 공로로 허사비스는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그는 컴퓨터와 인지신경과학을 전공했다) 알파고에서 발전한 AI 시스템은 지난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금메달을 땄고, 게놈(genome: 유전체) 분석과 핵융합 에너지 연구, 기후 예측 분야로도 진출했다.
지난 10년간 이룬 상상 초월의 발전에도, 허사비스는 AI에게 “무언가 더한 것(something more)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알파고가 했던 새로운 바둑 전략 습득을 넘어, 바둑처럼 깊고 우아하고 연구 가치 있는 게임을 발명(invent a game)해야 합니다. 알파고 승리 10년이 지나,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드러나고 있습니다(on the horizon). ‘37수’가 처음 보여준 ‘창의적 불꽃(The creative spar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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