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시작부터 교섭요구 '봇물'…노란봉투법 시행 첫 주부터 '혼란'
등록: 2026.03.14 오후 19:24
수정: 2026.03.14 오후 19:30
[앵커]
노동계의 뜨거운감자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지난 10일 드디어 시행됐습니다. 예상대로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데요 시행 초기여서 현장은 아직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노란봉투법이 무엇이고,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회정책부 이상배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먼저 노란봉투법, 어떤 법입니까?
[기자]
주요 골자는 크게 두가집니다. 첫째는 하도급 노조, 이른바 하청노조가 원청 기업과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넓힌 것이고, 둘째는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시행됐는데요, 시행하자마자, 하청노조들이 원청에 대해 직접 교섭하자는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하청 노조들의 교섭 신청, 얼마나 들어왔나요?
[기자]
고용노동부가 집계해보니, 이틀동안 453개 하청 노조가 248개의 원청 사업장에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이들 하청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수만 9만8480명에 달합니다. 노동조합별 현황을 살펴보면 민주노총 소속 하청 노조가 80% 넘게 포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민주노총은 900개 사업장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의 교섭 요구를 예고한 바 있는데다 7월 총파업도 선언한 상태라 교섭을 요구하는 노조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하청노조가 교섭을 신청하면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는 건가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기업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사업장은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으면 받은 날부터 7일동안 공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고를 한 기업은 6곳에 불과합니다. 한화오션· 포스코· 쿠팡로지틱스서비스(CLS)· 부산교통공사· 화성시, 그리고 대방건설이 하청노조의 교섭요구를 수용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했습니다. 공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노동위원회는 기본 10일, 연장 10일 안에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해 공고가 필요할 경우 시정 명령을 내립니다. 즉, 원청이 하청 노조의 사용자로 인정되는지, 최대 20일 안에 판가름이 납니다.
[앵커]
일부 하청 노조가 정부를 상대로도 교섭을 요구했다고 하던데, 정부도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건가요?
[기자]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 5개 노조가 복지부, 교육부, 성평등부 등에 교섭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확정한 노란봉투법 해석 지침에서 "원칙적으로 공공 부문은 사용자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화성시는 시행 첫날, 하청 노조 교섭 요구를 응했는데요, 원칙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국 교섭 대상 원청 사업장 기준으로 3분의 1 정도는 공공 부문이라 연쇄 도미노 현상도 우려됩니다.
[앵커]
사용자성이 인정된다면, 법에 따라 원청과 하청노조가 교섭을 하게 될텐데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노동위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원청이 이를 받아들이면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합니다. 만약 노동위가 사용자로 인정했는데, 원청이 고의적·악의적으로 교섭을 거부한다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교섭 과정에서 의제에 대해 다툼이 있다면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나 노동위 또는 법원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르면 4월 중순에 원청과 하청 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첫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기업과 정부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인데요. 혼란을 최소화하고, 양측의 이해관계를 잘 조율할 보완이 필요해보이네요. 이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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