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500g 태어나 3.8kg 퇴원'…주하의 171일 사투기

  • 등록: 2026.03.18 오전 07:12

  • 수정: 2026.03.18 오전 07:58

임신 23주 만에 체중 500g으로 태어나 171일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네 차례의 전신마취 수술을 이겨낸 이주하양. 주하양은 지난 8일 3.85㎏으로 건강하게 퇴원했다. /서울성모병원
임신 23주 만에 체중 500g으로 태어나 171일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네 차례의 전신마취 수술을 이겨낸 이주하양. 주하양은 지난 8일 3.85㎏으로 건강하게 퇴원했다. /서울성모병원

임신 23주 만에 체중 500g으로 태어난 이주하(생후 6개월)양이 171일간 서울성모병원에서 네 차례 전신 마취 수술을 받고 지난 8일 무사히 퇴원했다.

“주하야, 작은 몸으로 긴 시간을 잘 버텨줘서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뿐이야. 앞으로는 아픈 기억보다 웃는 날이 훨씬 더 많은 삶이 되길….”

엄마 권계형(31)씨와 아빠 이정민(32)씨가 딸 주하에게 남긴 편지다.

주하는 지난해 9월 예상치 못한 엄마 권씨의 조기 진통으로 응급 제왕절개를 통해 23주 만에 태어났다.

출산 예정일보다 약 4개월(17주) 빨리 태어난 주하는 체중이 500g에 불과한 ‘초극소 미숙아’였다.

폐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스스로 호흡도 할 수 없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치료를 시작해야 했다.

시력을 담당하는 눈의 망막 혈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관련 치료를 받아야 했다.

막힌 장을 치료하기 위해 임시로 인공 항문을 만들었다 이를 없애는 수술 등 총 네 차례의 전신마취 수술이 이어졌다.

주하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각종 의료 기기에 둘러싸여 지냈다.

김세연 서울성모병원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 치료는 손상되기 쉬운 장기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문제가 생기면 즉각적인 처치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24시간 진료 체계를 유지했다”고 했다.

엄마 권씨는 매일 유축한 모유를 신생아 중환자실 면회 시간에 맞춰 가져갔다.

권씨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 하나도 부모에게는 큰 희망이 되는데, 주하가 하루하루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모든 순간이 기적 같았다”고 말했다.

주하는 심각한 합병증 없이 태어날 때의 몸무게보다 7배 이상이 된 3.85㎏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아빠 이씨는 “손바닥만 했던 아이가 건강하게 자란 것은 ‘두 번째 가족’처럼 함께해 준 의료진 덕분”이라며 “부모로서 불안하고 두려운 순간들이 정말 많았지만, 선생님들께서 주하를 세심하게 돌봐주시는 모습을 보며 큰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했다.

엄마 권씨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긴 시간을 보내며 하루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고, 언제쯤 집에 갈 수 있을지 막막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며 “같은 길을 먼저 걸어간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가 저희에게 큰 힘이 됐던 것처럼, 주하의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