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이 쏜 촉법소년 연령하향 논쟁…"13세로 낮춰야" vs "재범 늘어"
등록: 2026.03.18 오후 14:08
수정: 2026.03.18 오후 14:1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해 2개월내 결론을 내라고 지시한 가운데, 신중론과 하향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성평등가족부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 포럼에서는 형사미성년자 연령과 촉법소년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한국 형법에 따라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을 지지 않으며, 이 가운데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서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약 70년이 지나면서 소년의 정신적 성숙도 변화와 소년범죄 증가, 일부 범죄의 흉포화 등을 이유로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13세까지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 사건의 법원 접수 건수는 2015년 7천45건에서 2024년 2만1천477건으로 약 3배로 증가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김혁 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의 실효성을 실체법적·절차법적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실체법적 측면에서 그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것은 결국 13세 소년에 대해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 가운데 정식 재판에 넘겨진 비율은 약 8.8%에 그치고, 상당수는 선도조건부 훈방이나 기소유예로 종결된다"며 "이를 고려하면 실제 실형 선고 비율은 1%에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절차법적 측면에서도 연령 하향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연령을 낮추면 강제수사 등 수단이 일부 확대될 수는 있지만, 10∼12세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동일한 문제가 남는다"며 "연령 하향보다 조사 절차를 명확히 하는 제도 개선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연령 하향의 필요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승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촉법소년의 강력범죄 비율은 3.8∼4.5% 수준으로, 일반 소년범죄와 비교해 특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촉법소년 범죄의 절반가량은 절도이며, 대부분 무인점포나 편의점에서의 단순 절도 형태"라며 "또래 집단이 함께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형식상 특수절도로 분류되더라도 실제로는 소액 절취 행위가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소년범죄가 강력·흉포화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정경은 초당대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는 "해외 연구를 보면 청소년을 성인 형사체계에 편입시키는 정책이 반드시 범죄 억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재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처벌을 강화해 행동을 통제하는 방식은 청소년의 도덕성을 발달시키기보다 처벌을 회피하는 수준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덕주 안산 상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은 "현장에서 만나는 가해 소년들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경찰을 조롱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며 "'촉법이라 괜찮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범죄 억제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오히려 아이들을 더 큰 범죄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설문조사에서도 국민의 95%가 촉법소년 범죄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다수가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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