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다'는 놀라운 영웅적 이야기가 전해지는 역사적 현장입니다. 수천 명의 로마 병사들을 막아내던 수백 가구의 유대인 가족들은 노예가 되느니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서기 73년, 유대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던 마사다 요새가 무너졌습니다. 모두가 죽음을 택하면서 불굴의 상징으로 남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저항 정신과 민족 정체성의 뿌리로도 여겨지죠. 하지만 죽음보다 삶을 중시하는 유대 전통 에서 보면 실패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 정치에서 '선거'는 민심을 차지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소수 야당이라면 마사다 요새 같은 보루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성벽만 믿다간 낭패를 봅니다. 안에서 무너지면, 버티기가 힘듭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딱 그 모양입니다.
보수의 마지막 아성이란 대구에서조차 신통치가 않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시장마저 빼앗길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입니다.
대구는 한 번도 민주당 계열 시장을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총선도 2016년, 김부겸 의원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보수세가 뿌리 깊은 곳인데 이 정도면, 바닥 민심이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한때는 'TK 대구 경북 자민련'이 될까 걱정했는데, 이젠 대구마저 내주고, '경북당'이 될 판입니다.
전국 흐름도 좋지 않습니다. 당장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격차가 두 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두 달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죠.
"민주당에 의해서 검찰이 파괴됐고, 사법 질서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을 다시 한번만, 처절하게 반성하고 변하겠습니다."
말은 이리 하는데, 장 대표 체제에서 변화와 개혁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양치기 소년' 같다는 걸 겁니다.
우리 정치의 폐해 중 하나가, 막대기만 꽂아도 된다는 일부 지역의 압도적 정당 편식입니다. 지역민들의 절박함은 외면한 채 내부 분열과 자기 보신에만 취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간판만 믿고 변화는 말로 때우다 낭패를 봐야 정신을 차릴는지. 왜 정치를 하는지 민심에 답하지 못하면 대구는 더 이상 성벽이 아닙니다. 자기 안의 오만부터 털어내야, 조금이라도 덜 창피할 겁니다.
3월 26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대구, 너마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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