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체라도 나왔나?"
"아니요."
"그럼 관두지."
돈을 좇아 죽고, 죽이는 욕망의 현장. 정의를 지키려 했던 늙은 보안관은 결국 체념에 가까운 말을 남깁니다. 이 세상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뼛속 깊이 느낀 겁니다.
"말세예요.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 엄두가 안 나요."
"엄두가 안 나죠."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도 "하늘의 도가 과연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습니다. 세상사가 다 정답처럼 펼쳐지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민주당이 '조작 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위를 열고 증인 102명을 단독으로 채택했습니다. 검사만 40명 정도인데, 대장동, 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 검사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시 법무장관으로 핵심 증인일 법한 한동훈의 이름은 빠져있습니다. 한 전 장관은 "조작이면 자신을 흠집 낼 좋은 기회인데, 왜 빼느냐"고 반박합니다.
특위 위원 명단도 묘합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 변호인 출신이 수두룩합니다. 피의자 측이 수사 검사를 불러 조사하는 격입니다.
사건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라고 항변합니다만, 일방적 주장만 부각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게다가 민주당 측 위원 11명은 모두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모임' 소속입니다.
진실 규명이 목표인 국정조사가 특정 방향으로 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위원장의 한 마디도 인상적 이었습니다.
"이재명은 대통령이 됐어요 이 사람아!"
대통령이 됐으니, 진실은 이미 정해져있다는 건가요? 공자는 "덕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좋은 이웃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진 않습니다.
"부보안관이 필요합니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받겠습니다."
영화 <하이눈>에서, 보안관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만, 마을은 그를 버립니다.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끝내 승리합니다. 다수의 힘이 강한 건 맞습니다. 그렇다고 그게 늘 올바른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3월 27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답정너, 국정조사'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