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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의 앵커칼럼] 미래를 먹다

  • 등록: 2026.04.01 오후 21:49

  • 수정: 2026.04.01 오후 22:00

아이들이 고민이 많아 보입니다. 도대체 뭐 때문일까요? 빈 방에 놓은 마시멜로를 먹지 않으면 한 개를 더 주겠다고 한 겁니다.

15분간 지켜봤더니, 보자마자 먹는 아이와 끝까지 참고 한 개를 더 얻는 아이로 갈라집니다.

1970년, 미국 스탠포드대의 미셸 교수팀이 수행한 유명한 심리실험입니다.

10여 년 뒤 아이들을 추적 조사해 봤더니, 유혹을 이겨낸 아이들은 큰 성취를 보였습니다. 품행도 좋았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들 이지만 성공에 중요한 요인이 뭔지가 드러난 거죠. 지금의 욕망을 얼마나 미룰 수 있느냐, '자제력(self-control)'입니다.

국가 운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26조 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에 대처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랍니다.

고환율, 고물가까지 겹친 3고 현상을 생각하면 대응이 불가피한 건 사실입니다. 문제는 방식이죠.

'취약층 지원' 이라는데, 소득 하위 70%, 3500여만 명에게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이면 사실상 '보편적 현금 살포' 수준입니다. 

"이번 추경의 의도는 전쟁 대응이 아니라 선거를 앞둔 매표 추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당은 곧바로 6월 지방선거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야당도 유권자를 의식한 듯 대놓고 안 된다고 못합니다.

추경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원칙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열 차례나 추경을 편성했는데, 다 빚입니다.

일부에서는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지만, 돈을 마구잡이식으로 찍어내는 기축통화국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벌써 재정 건전성 마지노선인 40%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국가재정법이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 빚부터 갚으라고 명시한 것도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막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갚을 수 없는 재정적자와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미래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적을 떠올리면, 국정 운영의 비결은 먼 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지 않는 책임감, 어려울 때 허리를 졸라매는 자제력입니다.

과거 출산율을 줄이려고 내세웠던 표어가 떠오릅니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덮어놓고 펑펑 쓰면, 같은 꼴이 됩니다.

4월 1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미래를 먹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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