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심사에 필요한 계열사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로 제출한 혐의를 받는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이 약식재판에 넘겨졌다. 공정위가 관련 조사에 착수한 지 약 2년 5개월 만에 공소시효 만료를 2개월쯤 남기고 검찰에 사건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이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을 벌금 1억 5천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피의자를 정식재판에 넘기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김 회장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산하 15개 회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공정위는 DB 측이 늦어도 2010년부터는 김 창업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재단회사들을 활용했으며 2016년 이들 회사를 관리하는 직위까지 설치해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공정위의 늑장 고발 논란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관련 조사에 착수한 지 약 2년 5개월 만에 공소시효 만료를 2개월쯤 남기고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이번달 7일이었던 공소시효가 도과되기 전 사건을 처분하기 위해 다른 사건의 수사 일정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한 공정거래조사부는 10조원대 전분당 담합사건, 야놀자·여기어때 플랫폼 갑질사건, 4대 정유사 공정거래법위반 등 여러 대형 현안 사건을 수사 중인 부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은폐됐던 사건을 조사를 통해 밝혀낸 것으로 늑장 고발이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수년간 이어져온 위반 행위와 관련한 자료가 있어 기소와 처벌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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