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이른바 'M자형' 탈모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정부는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건보 지원을 해야하는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탈모 유형들이 많잖아요. 현재 건보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탈모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머리카락이 동그란 동전 모양으로 빠지는 원형 탈모, 이마 양 옆이 넓어지는 안드로젠 탈모, 이른바 'M자 탈모'죠. 영양 상태나 외상 등에 의해 발생하는 흉터성 탈모와 비흉터성 탈모도 있습니다. 이 중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건 L63, 원형탈모뿐인데요. 원형탈모란 신체의 면역 체계가 정상적인 모낭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 이상 질환입니다. 질병 코드가 명확한 만큼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왔던 겁니다.
[앵커]
그런데 원형탈모가 아닌 다른 탈모들도 질병코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적용이 안 됐을까요?
[기자]
현행 법의 독특한 규정 때문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를 보면 '업무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에 대해선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돼있습니다. 원형 탈모가 아닌 나머지 탈모는 질병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이나 노화에 의한 생리 현상의 연장선으로 보고 그 대상에서 뺀 거죠. 요양급여엔 진찰과 검사부터 입원, 이송까지 포함되는데 나머지 탈모엔 적용이 안 되는 겁니다.
김범준 /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
"면역학적 기전으로 모낭 세포를 면역계가 파괴시킨다든지 그런 기전은 아니고 노화라든지 유전이라든지 미용적 성격이 좀 있다보니까 아직까지는 보험으로 적용이 안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탈모 지원 지원 얘기는 왜 갑자기 나온 거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한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예전엔) 미용이라고 봤는데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요?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무한대로 해주는 게 재정적으로 너무 부담이 된다면 횟수 제한을 하든지, 총액 제한을 하든지"
이 대통령이 주문한 대책 마련의 후속 조치 차원이라는 해석입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때도 탈모에 대한 건보 재정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는데요. 복지부는 오늘 "급여 적용을 확정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지원으로 비용이 줄어들면 당연히 좋겠지만, 건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느냐, 이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기자]
2021년 이후 흑자를 이어온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설 거란 전망입니다. 고령화에 따른 지출 증가세를 점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여기에 원형 탈모가 아닌 M자형 탈모까지 추가 지원할 경우 연간 1500억 원 규모의 건보 재정이 투입될 거란 분석도 있는 만큼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홍석철 / 서울대 건강금융연구센터장 (경제학부 교수)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 우려가 커질 것 같거든요. 보장성을 보편적으로 넓히기 보다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시급하고 중요한 영역들이 있는데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여전히 비급여 대상인 일부 항암치료나 소아 희귀질환 등이 더 시급한 건보 투입 대상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국민 건강을 위해 쓰이는 나랏돈인 만큼, 어떤 부분을 우선 지원해야하는지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