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살인 피의자 절반은 '가족'…"안방 속 범죄, 가정사 치부 안 돼"
등록: 2026.04.04 오후 19:10
수정: 2026.04.04 오후 19:50
[앵커]
5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서 버린 딸과 사위가 구속됐습니다. 가족을 상대로 어떻게 이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지 분노를 넘어 의구심까지 드는데요, 더욱 놀라운 건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절반 가까이가 친족간에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지, 막을 방법은 없는지, 구자형 기자가 계속되는 '안방의 살인'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대구 도심 하천에서 발견된 여행 가방 속 50대 여성의 시신.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건 함께 살던 20대 딸과 사위였습니다.
'여행 가방 시신' 피해자 사위 (지난 2일)
"(피해자가 죽을 줄 알고 때리셨습니까?) ……."
'여행 가방 시신' 피해자 딸 (지난 2일)
"(어머니에게 미안하지 않으십니까?) ……."
지난해 9월 혼인 직후부터 사위에게 맞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33㎡ 원룸에서 함께 살았지만, 결국 사위의 손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아버지와
'아들 총기 살해' 피의자(지난해 7월)
"(아들 왜 살해했습니까?) ……. (가족에게 소외감 느껴서 범행 저지른 거 맞습니까?) ……."
이혼 문제로 다투던 아내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하려 한 60대 남성까지.
'전처 살해' 피의자 (지난 1일)
"(재산분할 문제로 갈등 빚다 범행하신 거 맞습니까?) ……."
모두 한때는 살을 맞대고 살았던 가족이었습니다.
2024년 살인사건 피의자 276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31명은 가족이나 친인척이었습니다.
친족간 강력범죄가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피해자들의 90% 이상이 "외부에 도움을 청한 적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응답도 20%가 넘었습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덮어두고자 하지 알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우리 유교적 전통이기도 하고 아직 살아 있고요. 외부의 조력을 받지도 못하게 되고 극단적으로 살인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거죠."
법에 허점은 없는 걸까.
부모 등을 상대로 한 '존속살인'은 가중처벌 대상으로, 일반 살인죄에 비해 형량이 높습니다.
하지만 상대적 약자인 자녀 등이 피해를 당한 경우엔 가중처벌 한다는 조항도 없습니다.
가장 믿고 의지했던 가족에게 목숨을 빼앗기는 피해자들, 이들이 소리 없이 보내는 구조 신호에 국가가 더 귀를 기울일 때가 아닌지, TV조선 구자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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