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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휴전 와중 레바논 공습 확대…사망자 180명 넘어

  • 등록: 2026.04.09 오전 08:54

  • 수정: 2026.04.09 오전 08:58

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탈레트 알 카야트 지역의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 응급구조대원과 주민들이 모여 있다. /AF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탈레트 알 카야트 지역의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 응급구조대원과 주민들이 모여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대폭 확대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발표된 8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182명이 숨지고 89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사망자를 최소 254명, 부상자를 837명으로 집계했다. 인구 밀집 지역을 겨냥한 폭격으로 중상자가 많고 건물 잔해 속에 구조되지 못한 이들도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수도 베이루트를 비롯한 주거 밀집 지역에 별다른 대피 경고 없이 강력한 폭탄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ICRC는 레바논 전역에서 구급차 100대가 동원됐지만 부상자가 몰리면서 이미 과부하 상태였던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 직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아그네스 두르 ICRC 레바논 지부장은 “나라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며 “레바논인들은 휴전 합의를 숨죽여 지켜봤지만 현실은 치명적인 공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많은 이들이 실종된 가족을 찾거나 안전한 곳을 찾아 병원과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덧붙였다.

국경없는의사회(MSF)도 어린이를 포함한 사상자들이 병원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MSF 레바논 응급 조정관 크리스토퍼 스톡스는 “환자들이 파편상과 심각한 출혈로 병원을 찾고 있다”며 “두 다리를 잃은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ICRC 본부는 레바논 민간인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중동 전역에 적용되는 포괄적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바논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지난달 2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가세하면서 전면적인 충돌에 휘말렸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대리세력인 헤즈볼라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레바논 남부를 집중 공습해 왔으며, 최근에는 지상군까지 투입했다.

이란은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가 계속될 경우 미국과의 휴전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은 휴전을 중재한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휴전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질 경우 휴전 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전면 폐쇄돼 유조선들이 회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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