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기꾼이 아닙니다! (I'm not a crook!)"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로 궁지에 몰린 닉슨 대통령이 항변합니다. 하지만 역사는 그렇게 결백을 외치는 사람 편으로 흐르는 건 아닙니다.
"돈의 흐름을 따라가."
"어딜 말하는 거야?"
"그냥 돈의 흐름을 따라가."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는 익명의 제보자, 이른바 '딥스로트'의 말을 따라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상을 파헤쳤습니다.
비밀스런 돈을 따라가면, 모든 정치적 흑막이 연결된다는 거죠. 대통령이 물러나게 한 대특종 이었습니다. 거짓말을 할 수는 있어도, 돈은 자국을 남깁니다.
위험한 줄 뻔히 알면서도 검은 돈을 챙기는 건, 정치판에 그만큼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 유독 돈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돈을 뿌리고 다닌다' 이게 실체로 드러난 거죠."
전북 임실군수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돈 봉투 의혹이 불거져, 개표가 보류됐습니다. 전북지사 경선, 전남 광양시장 경선 등 민주당 측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때 '돈' 하면, 보수정당의 약점이었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이 대표적이었죠. 민주당이 도덕성만큼은 자신들이 우위라고 주장했던 근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3년 전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도덕성이 국민의힘보다 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건지 가슴 깊이 짚어봐야 할 일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지금 정치권에서 지구당을 부활시키려고 합니다. 지역 정치를 살리자는 명분은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돈 냄새가 가득하던 제도가 한순간에 향수를 뿌린 듯 향기로워지진 않습니다. 정약용 선생은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깨끗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지만 검은 돈으로 공직을 사면, 결국 도둑밖에 더 될 게 없습니다.
4월 23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돈 놓고 벼슬 먹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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