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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너도나도 "더 달라"…대박 성과급이 부른 자화상

  • 등록: 2026.04.26 오후 19:31

  • 수정: 2026.04.26 오후 20:16

[앵커]
엄청난 실적에 힘입어 반도체 업계에선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사는 물론 주주들까지 나서 다투고 있는데, 타 업종이나 경기 침체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다른 나라 이야기로 들리는게 현실입니다. 대박 성과급이 부른 풍경에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박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50여 년간 무노조 경영을 자랑해 온 삼성전자, 검은 조끼를 입은 노조원들이 평택 공장 앞을 가득 메웠습니다.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며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한 4만여 명의 조합원들, 이재용 회장의 사진을 밟는 과격한 상황까지 연출했습니다.

최승호 / 삼성 초기업노조 위원장
"가장 중요한 산업에서 일하는 인력에게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그 누가 미래를 책임지겠습니까?"

노조의 주장에 주주들도 들고 일어났습니다.

민경권 /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
"반도체 호황 사이클인데 피해를 주어서 삼성 자체를 흔들겠다는 것은 저희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겁니다."

노조와 사측, 주주까지 나선 삼성전자의 갈등은 공교롭게도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됐습니다.

지난해 평균 10억원대의 성과급이 지급되자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쏠리며 '하닉고시'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SK 입사 수험서는 온라인 서점가에서 판매 상위에 올랐고, 동영상 강의까지 등장했습니다.

'의대보다 하이닉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며 고졸 생산직 채용에 대졸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김병극 / 대학생
"성과급적인 부분에서도 매력이 있다고 느껴지는데 하이닉스가 아시다시피 성과급이 굉장히 잘 나오니까 들어가서…"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이천에선 지난 2월 수입차 판매량이 1년 전에 비해 2배 늘었고, 셔틀버스가 정차하는 곳에는 '셔세권'이라는 새로운 상권도 등장했습니다.

반도체 업계의 '대박 성과급'에 현대차 노조도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대박 성과급'을 보는 시선은 엇갈립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성과급을 5억씩 준다고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나 이공계에 몰릴것이고 의대에 가는 인력도 좀 줄어들 수 있다…"

신세돈 / 숙대 경제학과 교수
"지금 직원의 공로가 굉장히 일부라는 거죠. (회사가) 못나갈때는 직원들은 책임을 질 것인가. 손해가 나면 우리는 모른다는 구조로는 안된다고…"

잘 나가는 일부 업종의 엄청난 성과급 얘기가 한쪽에선 박탈감으로 돌아온다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요즘, 정당한 보상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씁쓸한 자화상입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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